박지성(26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ㆍ이하 맨유)이 또 한번 한국 축구의 위상을 드높였다.
한국인으로 처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던 그는 17일 밤(이하 한국시간) 한국 선수로는 또 처음으로 한 경기 2골을 뽑아냈다.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6-2007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볼턴 원더러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출전했던 그는 풀 타임을 소화하며 전반 14분 선제골과 전반 25분 팀의 세 번째 골로 연속 득점 포를 쏘아올렸다.
지난 달 11일 찰턴 애슬레틱전에서 헤딩으로 시즌 2호 골을 뽑아낸 데 이어 34일 만에 정규리그 3, 4호 골을 연거푸 터트린 박지성은 개인적으로는 설기현(레딩ㆍ3골)을 넘어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최다 골 기록을 세웠다.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한 경기에서 2개의 공격 포인트(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한 적은 있지만 2골을 몰아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팀을 위해서는 이번 경기 4대1 대승을 견인, 맨유가 올 시즌 24승3무3패(승점75)로 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지난 14일 맨유와 유럽연합(EU)의 올스타 친선경기에 풀 타임 출전했던 박지성은 이날 결장이 예상됐으나 4-4-2 포메이션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그만큼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신뢰가 컸던 것. 박지성은 시원한 골로 화답했다.
전반 14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엔드라인까지 치고 들어가 왼쪽 측면에서 땅볼 크로스를 올리자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지체 없이 정확한 오른발 슛으로 선제 골을 뽑았다. 시즌 3호 골.
물오른 골 감각은 11분 뒤 또 한번 빛을 발했다. 전반 17분 웨인 루니가 추가 골을 넣어 2대0으로 앞선 상황. 박지성은 전반 25분 아크 정면에서 호날두가 날린 왼발 중거리 포가 볼턴 골키퍼 야스켈라이넨의 선방에 막혀 튀어나오자 번개같이 달려들어 발바닥으로 볼을 골문 안으로 밀어 넣어 시즌 4호골을 터트렸다. 지난해 6월 독일월드컵축구 프랑스 전에서 터트린 동점 골을 연상시키는 감각적인 슛이었다.
● 지성 인터뷰
“대표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처음으로 ‘한 경기 두 골’을 뽑아낸 박지성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골보다는 좋은 경기를 했기에 (기분이) 좋다”며 오는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남미 강호 우루과이와 새해 두 번째 A매치에 대한 각오도 밝혔다.
그는 “교체돼 나온 선수들이 잘 해줬고 선수들 모두 이기기 위해 뛰었다”며 “맨유가 트레블(3관왕)을 달성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모든 동료가 욕심을 내고 있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국가대표팀에 곧 복귀해야 하는 일을 두고 “피곤하겠지만 우리가 항상 하는 일이고 해야만 한다. 좋은 상대(우루과이)와 경기를 하는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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