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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5월 5일] 관광업, 환율효과 이후 대비를

신중목(한국관광협회중앙회장)

최근 서울 번화가인 명동이나 백화점ㆍ지하철역을 걷다 보면 일본어ㆍ중국어를 듣는 일이 부쩍 늘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다니는 외국 관광객들의 목소리다. 한류 스타의 사진이 걸린 명동의 모 화장품 업체는 일본 관광객들로 인해 한동안 하루 1억5,000만원~2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한 면세점에서는 명품 브랜드의 고가 핸드백 재고가 바닥난 적도 있다고 한다. 지금이 관광발전 전환점
서울시내 특급 호텔을 비롯한 관광호텔들도 엔ㆍ위안화 강세, 원화 약세에 따른 특수를 누렸다. 반면 내국인 출국은 줄어 관광수지 적자가 개선됐다. 경기침체와 수출 감소,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실에서 반가운 현상이다. 그러나 이는 원화 약세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뿐이며 곧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원화 약세라는 유리한 변수에도 외국인 관광객 숫자가 늘어나는 속도는 신통치 않다. 관광객 대부분은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쇼핑관광객이며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면세점이나 쇼핑장소로 직행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관광 인프라와 서비스가 구태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측에서 관광객을 더 보낼 수 있다고 했지만 국내 여행사들이 쓸 만한 호텔ㆍ식당을 구하지 못해 관광객을 더 받지 못했다. 서비스 마인드와 언어소통ㆍ안내표지판 미비, 비싼 가격의 메뉴판을 내미는 식당 등 관광 수용 태세의 문제점도 적지 않다. 한국관광의 매력이 근본적으로 업그레이드 된 게 아무것도 없는 셈이다. 따라서 경제가 회복돼 환율이 안정될 경우 관광수지 적자 폭은 다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36억달러의 관광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열악한 관광 경쟁력을 말해준다. 어디 가나 똑같은 시설, 똑같은 패턴과 프로그램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한국관광은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고 하겠다. 그런 견지에서 경제위기로 내국인들이 국내 여행에 눈을 돌리고 외국인 관광객이 찾아오는 지금이 한국 관광이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관광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비전과 전략을 마련하고 10~20년 후 한국관광의 미래를 생각하는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과 투자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태국이 지난해 150만명의 의료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었던 데는 정부의 의료산업 육성정책이 한몫을 했다. 우리가 벤치마킹해야 할 사례다. 따라서 우리가 경쟁력을 가진 분야를 적극적으로 상품화해야 하겠다. 예컨대 한류, 의료관광, 태권도, DMZ 안보관광, IT 등 산업관광 등이 있다. 내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관광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템플스테이도 새로운 대안 프로그램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비스·인프라 개선 시급
무엇보다 외래 관광객을 얼마나 많이 데리고 올 것인가보다는 이들이 들어와서 많은 돈을 쓸 수 있게 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이를 위해 관련 법령ㆍ제도를 과감히 정비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촉진하고 관광산업에 대한 재정지원을 확대해 큰 이익을 창출하는 전략산업으로 키워야 한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관광자원ㆍ서비스 등 관광 인프라스트럭처 개선ㆍ확충을 서두르고 지금부터라도 국가적으로 획기적인 관광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새 정부 들어 관광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해 온 여러 정책이 원화 약세라는 외부 경제효과에 의해 느슨해지거나 흔들려서도 안 될 것이다. 관광산업은 지방자치단체ㆍ관련업계ㆍ시민이 하나 돼 ‘국가 브랜드 전도사’를 자임할 때 뻗어나갈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구조적 문제점을 개선하면서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는 등 환율이 안정된 이후에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관광객 수용태세 확립 및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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