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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이자 판화가인 레오폴드 쉬르바주는 20대 중반이던 1908년 파리에 머물며 미술공부를 하는 한편 키슬링, 들로네이, 브랑쿠시 등 젊은 화가와 교류했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와도 그때 처음 친분을 쌓았다.
두 사람은 1차 세계대전 종전 5개월 전인 1918년 4월 무렵 좀 더 가까워진다. 모딜리아니의 건강이 악화 되자 화상 레오폴드 즈보로프스키는 그를 남프랑스로 요양 보냈고, 당시 니스에 머물고 있던 쉬르바주에게 모딜리아니 부부가 머무를 거처와 간호를 요청했다. 쉬르바주 부부는 모딜리아니와 잔느 에뷔테른느 부부를 기꺼이 맞았고 숙소 등의 경제적 지원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준다. 두 부부는 1919년 니스에서 새해맞이 파티도 함께할 정도로 친해졌다. 작품은 이 무렵 완성됐다.
밝고 은은하게 채색된 배경과 붉은 톤의 얼굴은 남프랑스 지중해 연안에서 볼 수 있는 강렬한 태양 빛에 영향을 받은 듯하다. 파리시절 인물화에서 볼 수 있는 강하고 어두운 톤과는 확연히 다르다. 각진 얼굴 형태나 화면의 균형은 모딜리아니가 여전히 조각 작업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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