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세무조사 색깔론 비화

여야간 언론사 세무조사 논란이 색깔론 공방으로 비화하고 있다.한나라당은 2일 언론사 세무조사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 사전정지용이라는 등의 주장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민주당이 '이성을 잃은 색깔론 제기'라며 강력 반박하고 있다.

한나라당 장광근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특정언론 죽이기 작업은 김정일 답방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거듭 주장하고 "'언풍'(言風)은 '김풍'(답방)을 위해 김정일이 요구하는 보수언론 정리작업이라는 의혹이 짙다"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는 "현 정권이 대중선동주의에 입각해 언론을 민중언론 중심으로 재편해 정권을 재창출하려는 의도"라면서 "현 정권이 북한과 '이상한 야합'을 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나라당이 세무조사를 남북문제와 연결시키는 것은 기획된 도발이며, 이회창 총재의 관점을 반영하는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이 총재의 분명한 입장천명을 요구키로 했다고 전용학 대변인이 전했다.

이상수 총무는 "야당이 언론사 세무조사를 언론탄압이라며 공세를 취하다 수세에 몰리자 망국적인 색깔론과 지역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당분간 야당의 국회소집 요구에 응하지 않고 냉각기를 갖고 이성을 찾도록 할 것"이라며 이날 예정된 총무회담을 거부했다.

이해찬 정책위의장도 "야당이 다른 방법이 없자 예상대로 지역감정과 색깔론을 동원해 세무비리를 보호하려는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며 "단호하게 대처, 국민을 호도하고 불의를 옹호하는 악랄한 수법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임채정 국가전략연구소장은 "야당이 김정일 답방 정지작업이라고 터무니없는 색깔시비를 재연하는 것은 매카시즘적 수법"이라며 "이는 한나라당이 군사독재정권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승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이날 총재단회의에서 "김정일 답방문제와 언론압살 문제를 연계시키는 게 결코 색깔론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이를 색깔론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말했다고 권철현 대변인이 전했다.

박관용 부총재는 "김정일이 항상 '남한 보수언론이 장애물이고 조선일보를 폭파해야 한다'고 얘기한 것을 보면 언론압살극이 답방정지 작업이라고 하는 것을 어떻게 색깔론이라고 볼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같은당 이부영 부총재는 "김정일 답방을 위한 정지작업이라고 말하면 괜히 색깔론 논쟁을 유발시켜 본질 문제가 희석될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정록기자

구동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