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내년 말리부와 SM5 후속 모델 출시가 예견되고 있는 한국GM과 르노삼성은 이를 부정하거나, 모호한 표현으로 즉답을 피하고 있다. 신차 계획이 알려지면 기존 모델의 판매가 급감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GM의 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직접 내년 신형 말리부 출시 계획이 없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앞서 GM은 지난 4월 뉴욕모터쇼에서 를 통해 신형 말리부를 공개했다. 이 모델은 기존 말리부의 단점을 보완한 동시에 가격도 합리적이라는 호평이 뒤따르면서 신형 말리부 국내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
이와는 달리 호샤 사장은 지난 4월 서울모터쇼에서 “2016년형 말리부와 대형 세단 임팔라의 국내 도입 여부에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국내시장에서 말리부가 60% 판매 증가했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모델 변경이 없을 것”이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기존 모델 판매위축을 두려워한 전략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기아차 K5, 내년 르노삼성 SM5 후속 모델이 출시되는 가운데, 한국GM이 중형세단 시장에서 기존모델로 계속 승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대해 한국GM 관계자도 명확하게 부정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하반기 신형 스파크에 이어 내년에는 다양한 신차들을 쏟아낼 것”이라며 “해외 모터쇼를 참고하면 내년 한국GM이 출시할 차종에 대한 팁을 얻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GM은 지난 4월 뉴욕모터쇼에서 신형 말리부를 공개했고, 1월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는 전기차 볼트의 차세대 모델을 세계 최초로 내놨다.
지난해부터 2016년 SM5 후속 모델이 출시될 것이라 공공연히 밝혀온 르노삼성 역시 올초부터 SM5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한 뒤부터 다른 입장을 내놓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1월5일 서울 반포 세빛섬에서 열린 SM5 부분변경모델, SM5 노바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박동훈 부사장은 “2016년 풀체인지 모델 출시는 잘못된 정보”라고 강조했다. SM5 후속으로 알려진 차종은 SM5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차종으로 출시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것.
업계에서는 이를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중형 세단급으로 개발해온 차량을 다른 차급으로 출시할 수 없을 뿐더러 SM5은 르노삼성을 대표하는 중형세단 브랜드”라며 “르노삼성이 중형세단 차급에서 SM5를 버리고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이처럼 ‘모르쇠’전략을 쓰는 이유는 신차계획이 공개되면 국내 소비자들이 기존 모델 구매를 미루고 철저히 외면하고 있어서다. 올 하반기 신형 ‘스파크’ 출시를 알렸던 한국GM은 올 초 판매량 급감에 시달렸다. 월 판매 5,000대 이상 꾸준히 기록하던 스파크의 판매량은 지난 2월 2,000대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하반기 풀체인지 예정인 현대차 아반떼·기아차 K5도 판매 부진에 빠져 있다. 아반떼의 5월 판매량은 전달 대비 15% 가까이 줄었고, 지난해 월별로 4,000~5,000대 수준이었던 K5 판매량은 지난 1,2월 각각 2,754대, 2,689대에 머물렀다.
자세한 내용은 8일 오후 5시30분 서울경제TV ‘SEN 경제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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