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국경 없는 쇼핑시대] <5> 두번 실패는 없다

동남아 넘어 중동·남미까지… 'K쇼핑' 해외 성공신화 쓴다

지난해 9월 개점 첫날 몰려든 방문객으로 롯데백화점 베트남 하노이점이 북적이고 있다(왼쪽 사진). 지난달 말 공식 개국한 GS홈쇼핑의 말레이시아 합작 홈쇼핑 고숍 스튜디오에서 히잡까지 두른 현지 쇼호스트가 상품을 설명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사진제공=롯데백화점 GS홈쇼핑

中진출 실패 거울 삼아 베트남 등으로 보폭 넓혀

롯데백화점 하노이점 '베트남판 롯데타운'으로

신세계 이마트도 진출… 상반기 호찌민에 1호점

올 해외흑자 예상 홈쇼핑 아프리카·중동도 넘봐


#1. 베트남 수도 하노이 내에서도 글로벌오피스와 대사관 등이 밀집해 있는 바딩 지역에 자리 잡은 롯데백화점 하노이점. 얼마 전 백화점 1층 입구에 커다란 소원나무가 설치됐다.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이 새해 소망을 종이에 적어 나무에 매달 수 있도록 한 것. 백화점 직원들은 소원나무 앞에서 즉석사진을 찍어 현장에서 선물하고 층마다 풍선아트·미니골프 등 아기자기한 이벤트를 열어 고객의 참여를 유도했다. 베트남 전통 공연단도 백화점에 초청됐다. 신명 나는 사자춤인 무아란(Mua Lan) 공연으로 명절 분위기를 한껏 돋웠다. 지난해 9월 문을 열어 올해 처음으로 베트남 최대 명절인 뗏(음력설)을 맞은 만큼 한국에서 수십년간 쌓아온 신년 및 명절 마케팅 노하우를 베트남 현지식으로 풀어낸 것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 같은 노력 덕분에 하노이점은 오픈 이후 지난 1월까지 6개월 누적 매출액이 당초 목표보다 20% 이상 더 나오고 있다"며 "한국 브랜드와 현지 브랜드가 골고루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2. 말레이시아의 신생 홈쇼핑 채널 고숍(GO SHOP). 3개월간의 시험송출을 끝내고 지난달 말 처음으로 공식 가동된 고숍 스튜디오 촬영현장은 낯선 듯하면서도 낯이 익다. 짧은 스커트와 민소매 상의를 입고 카메라 앞에 서는 국내 홈쇼핑 쇼호스트와 달리 이곳의 여성 쇼호스트는 정장 바지와 긴팔 블라우스에 히잡까지 쓴다. 하지만 쇼호스트 뒤로 보이는 모델들의 시연자세와 상품은 익숙하다. 소파에 앉아 기계로 다리 마사지를 받으면서 느긋한 표정을 짓거나 원액기로 과즙을 짜내며 연신 신기한 표정을 짓는다. 고숍은 GS홈쇼핑이 말레이시아 최대 미디어그룹인 아스트로와 손잡고 설립한 홈쇼핑이다. 쿠알라룸푸르 현지 스튜디오는 물론 콜센터와 온라인쇼핑몰, 말레이시아 전역에 5일 내 배송할 수 있는 물류 시스템도 갖췄다. GS홈쇼핑 관계자는 "3개월 시험방송 기간에 주문 건수가 예상보다 너무 많아 방송 인프라와 인력을 긴급 확충할 정도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곳"이라며 "소득증가와 함께 유로 위성TV 가입자가 계속 늘고 전자상거래 시장도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저성장·저소비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국내 시장의 어려움을 해외 진출을 통해 극복하려는 유통기업들의 도전이 잇따르고 있다. 이전에도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던 사례는 수차례 있었지만 대부분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고 일부는 해외 사업을 접는 아픔을 겪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한국 상품에 대한 이미지가 최근 수년 사이 크게 좋아지고 현지인의 소득수준과 유통 인프라가 개선되면서 권토중래 정신으로 재도전에 나선 것이다.

롯데백화점 하노이점은 65층짜리 초고층빌딩 롯데센터 하노이의 지상 저층부 포디엄 부분에 들어서 있다. 롯데호텔과 롯데마트, 고급 레스토랑과 인텔리전트오피스 등이 한곳에 집결됐다. 서울의 잠실, 김포, 수원 등지에 있는 롯데 복합몰과 비슷한 베트남판 롯데타운이라 할 수 있다. 현지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은 한류 패션 브랜드는 물론 현지 패션 브랜드도 골고루 입점돼 있다. 하노이 인구의 70%가 40대 미만이라는 점에 맞춰 커피숍·베이커리·북카페 등 다양한 편의시설과 휴게공간도 강화했다. 과거 중국 진출 당시 성급한 접근으로 시장 안착에 실패했던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베트남 진출을 앞두고 시장 분석과 한국의 노하우 접목방식에 대한 장고를 거듭했다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롯데는 올 상반기 내 코를로프·맥·크리니크 등의 브랜드를 추가로 입점시켜 하노이를 대표하는 고급 백화점으로 만드는 동시에 베트남 제2 도시인 호찌민의 다이아몬드플라자에 롯데만의 색을 입히는 작업도 시작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 역시 중국에서 겪은 쓴 경험을 교훈 삼아 베트남에서 '성공 스토리'를 쓰겠다고 벼른다. 이마트는 올 상반기 호찌민 신도시 지역에 1호점을 열고 도시 개발이 한창인 공항 인근 지역에도 2호점 부지를 매입했다. 수년 전부터 베트남에 눈독을 들이며 현지기업과의 합작진출 방안을 검토했지만 시장공략 과정에서 유연함과 기민함을 갖추기 위해서는 독자 진출이 더 낫다고 판단해 정용진 부회장이 베트남을 직접 찾으며 사업기반을 닦았다. 정 부회장은 베트남의 성공을 발판으로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 등 또 다른 인도차이나반도 국가 등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홈쇼핑 기업 역시 지난 10여년간 지속했던 해외진출 과정에서 체득한 성공과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의 경쟁력을 체계적으로 다져나가고 있다. 지난달의 말레이시아를 포함해 7개국에 진출해 있는 GS홈쇼핑의 조성구 전무는 "국내 홈쇼핑 기업들이 주로 진출한 동남아의 경우 아세안 10개국 기준으로 2013년에 이미 6억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시장이 크다"며 "또한 동남아는 중국에 비해 규제와 해외 기업 간 경쟁이 덜 치열하고 한류 덕분에 한국 이미지도 좋은 편"이라고 시장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봤다. 이어 조 전무는 "올해 해외사업 부문이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러시아·싱가포르·콜롬비아·두바이 등 성장성이 높은 또 다른 시장도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인도 등 7개국 9개 지역에서 방송 중인 CJ오쇼핑은 올해 해외 전 지역에서의 흑자전환을 노린다. 그동안 TV홈쇼핑 사업만 하던 곳에 온라인·모바일커머스 사업까지 추가하고 역직구 사업도 강화하는 등 다각도의 글로벌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CJ오쇼핑 측은 "중국과 동남아 외에 중동·아프리카·중남미 등으로도 신규 진출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세계 1위 홈쇼핑 사업자인 QVC와의 간격을 더욱 좁힐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