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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 원전 재가동 상당한 시일 걸릴듯

KINS, 전원공급장치 더불어 계통 전반 조사 하기로

지난 12일 전기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된 고리원전 1호기가 재가동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력발전 규제 당국이 이번 가동 중단의 원인으로 지목된 전원공급장치를 모두 점검하기로 한데다 이번 사고로 영향을 받은 계통 전반에 대해 조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18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 따르면 이번 안전점검은 전원공급스위치(차단기) 42개에 대해 전수 조사가 이뤄지고 이번 사고로 영향을 받은 원자로 정지 시스템과 경보 계통도 조사범위에 포함됐다. 이번 사고는 전원공급을 차단하는 스위치가 접촉 불량으로 녹아내리면서 발생했다. 원전은 생산한 전력 중 95%는 외부로 송전하고 나머지 5%는 자체 소모하는데 이 5% 전력을 내부에 공급하거나 차단하는 역할을 맡은 스위치가 접촉부위 과열로 파손됐다. 스위치가 파손되면 외부 발전소에 신호를 보내 전력을 끌어와 원자로 내부의 붕괴열을 식혀야 하는데 이 신호를 보내지 못해 원전 전체의 가동이 중단됐다. 결국 비상발전시스템을 작동시켜 전력을 공급받았고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때 스위치를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리 1호기에 쓰이는 전원공급스위치는 현대중공업이 국산화해 전량 납품했다. 고리원전을 운영하는 한수원은 이번에 문제가 된 스위치를 교체한 뒤 성능시험을 거쳐 15일 KINS에 안전점검을 요청했다. 한수원 측은 이번 사고가 경미해 15일 오후 무렵부터 재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KINS가 조사범위를 확대하면서 재가동 시기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KINS는 다른 스위치에 대해서도 안전한지, 원자로 정지신호 계통이나 경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을 정밀 점검한다. 이덕환 KINS 안전분석실장은 "사과 1상자를 구입했는데 1개가 맛없으면 다른 사과도 맛이 있는지 없는지 먹어봐야 알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이번에 스위치 1개가 고장났지만 다른 스위치는 문제가 없는지 조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그러나 "원전시설 전반에 걸쳐 점검한다는 것은 시간도 많이 걸릴뿐더러 현 상태에서는 불필요하다"며 "이번 사고로 영향을 받은 계통으로 조사를 국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가동 시점에 대해 이 실장은 "이번 점검은 일반적인 고장 사고 조사의 수순을 밟고 있지만 일본 원전 사고 직후인데다 연장 운영되고 있는 원전이어서 평상시보다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재가동 시점을 예상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제무성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이번 사고는 잘 일어나지 않는 사고이고 국내 업체가 생산한 부품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면서 "큰 문제는 아니고 평상시라면 사업자가 결정해서 재가동해도 될 사안으로 보이지만 전력계통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꼼꼼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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