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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강의 기적을 함께”…李, 경협 키우고 비핵화 지지 얻었다

■韓-이집트 CEPA추진

“이집트는 중동의 분쟁 중재자”

한반도 평화에도 적극 지지 요청

“이집트 ‘비전2030’파트너 될 것”

경제서 문화·교육까지 접점 늘려

K-9이어 FA-50등 방산 협력 확대

글로벌 8위 무기시장 선점 포석도

이재명 대통령과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동언론발표에서 두손으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프리카·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평화 협력’을 강화하는 중동 구상을 내놓았다. 이른바 ‘샤인(SHINE) 이니셔티브’로 안정(S)과 조화(H), 혁신(I), 네트워크(N), 교육(E)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양국은 한반도와 중동 평화 중재자로서 협력을 높여 한반도 비핵화 지지를 중동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이집트가 아프리카·중동·유럽을 잇는 핵심 허브라는 점에서 ‘한·이집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추진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예정된 시간보다 2배가 넘는 76분간 확대 정상회담을 이어갔다. 이후 카이로대에서 대(對)중동 정책을 담은 샤인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양 정상은 올해 수교 30주년을 맞은 만큼 관계의 수위를 끌어올려 경제·문화·교육·평화 분야 협력을 확대한다는 데 공감하고 ‘한·이집트 공동 언론 발표문’도 내놓았다.

공동 언론 발표문에는 한국과 이집트 모두 ‘평화 촉진자’로서 한반도와 중동을 포함한 국제 평화에 함께 기여한다는 양 정상의 의견이 포함됐다. 이 같은 공동 인식을 바탕으로 이 대통령은 ‘실용적·단계적 해법’으로 ‘한반도 비핵화’ 추진 계획을 ‘안정과 조화’에 방점을 두고 샤인 이니셔티브에 담았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집트 국영 신문 ‘알아흐람’ 기고문을 통해 “남북 대화가 단절되고 북핵 능력이 고도화되고 있는 현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가능한 분야부터 남북 간 교류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국제사회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동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꾸준히 동참해온 한국과 한반도 평화를 일관되게 지지해온 이집트 간 평화 협력의 폭이 앞으로 더 넓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한-이집트 확대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같은 중동 구상은 9월 유엔총회에서 이 대통령이 교류(E), 관계 정상화(N), 비핵화(D) 중심의 포괄적 대화를 대북 정책으로 제시한 ‘E·N·D 이니셔티브’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한반도 비핵화 구상에 북한이 여전히 적대적이지만 끈기와 인내를 갖고 단계적 해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혁신’에도 무게를 두고 공동 번영을 약속했다. 카이로대 학생들에게 “대한민국은 이집트의 ‘비전 2030’처럼 각국의 경제발전을 이끌 맞춤형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며 “에너지·건설 분야 협력을 공고히 하고 인공지능(AI), 수소 등 미래 혁신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대한민국이 나일강의 기적에 기여할 차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이집트는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외화 부족으로 2022년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뒤 올해도 구제금융 규모를 늘리는 등 경제난을 겪고 있다. 한국은 경제적 협력과 지원으로 중동·아프리카·유럽의 관문인 이집트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공동 언론 발표문에서는 북아프리카 최대 제조업 기반국인 이집트와 다수의 글로벌 기업을 보유한 대한민국 간 경제협력의 잠재력이 크다는 점을 인식하고 제도적 기반으로 CEPA 추진에 나서기로 했다. 실질적 혜택 확대를 위해 양국 근로자의 연금 등 사회보장 혜택을 상호 인정하고 연금보험료 이중 납부를 방지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한·이집트 사회보장 협정도 양 정상이 타결을 봤다. 양 정상은 실효적 발효가 될 수 있도록 협정이 체결되는 데 속도를 내자고 뜻을 모았다.

방산 분야에서는 공동 생산의 호혜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K-9 자주포 공동 생산으로 대표되는 양국 방산 협력이 앞으로 FA-50 고등훈련기 및 천검 대전차 미사일 등으로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시시 대통령도 “한국의 높은 방산 기술력에 대해 신뢰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 이집트는 2020~2024년 세계 무기 수입국 순위에서 점유율 3.3%(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기준)로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중동·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는 6.8%를 기록한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에 이어 세 번째다. 이집트가 현지 공동 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는 만큼 한국이 앞서 UAE에 제안했던 ‘현지 생산, 기술이전, 제3국 공동 수출’ 모델이 높은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도 뒤따른다.

샤인 이니셔티브에 반영된 ‘네트워크와 교육’은 교류와 협력의 외연 확장을 목표로 교육·문화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를 통해 양국은 과학 교육, 한국어 교육, 직업 기술 교육 및 교육의 디지털 전환뿐 아니라 문화 협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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