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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왜 한국인은 장기투자를 못하나-존리 메리츠자산운용대표



"대표님 펀드에 가입했는데 석 달 사이에 20%나 올랐어요. 감사합니다."

"좋다고 해서 가입했는데 한 달 만에 10%나 하락했어요. 어떻게 하죠?"

내가 한국에서 많이 듣는 얘기들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상당히 난감하다. 너무 많은 사람이 단기 실적에 집착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아무리 주식은 장기간 투자하는 것이라고 해도 한국의 투자자들은 머리로는 이해해도 진정으로 믿지 못하는 것 같다. 주가는 변덕스럽다. 세계의 어느 시장도 주가가 일직선으로 올라가지 않는다. 단기 하락은 피해갈 수가 없다. 현명하지 못한 투자자는 이런 단기적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일희일비하게 된다. 그리고 단기 주식 등락을 예측하려는 우를 범한다. 많은 한국 사람이 주식 투자로 돈을 벌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지난 1990년 초 코리아펀드를 운용할 때 삼성전자 주식을 1만5,000원에서 2만원대에 대부분 산 기억이 있다. 매수가격 차이가 큰 것 같지만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가 100만원인 것을 생각하면 무슨 차이가 있을까. 나는 한 주도 팔지 않고 기다린 덕분에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주식은 단기간 5%나 10%를 벌기 위해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단기간에는 이익을 볼 수도 손실을 볼 수도 있지만 부침을 겪는 동안 주가는 오르게 돼 있다. 물론 좋은 회사 주식에 투자했을 경우다. 우리 투자팀이 시장을 예측하는 것보다 좋은 주식을 찾는 데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가 그것이다. 나도 월급의 일정 부분을 우리가 운용하는 펀드에 가입하고 있다. 당연히 단기 수익률에는 관심이 없다. 우리가 투자하는 회사들이 돈을 잘 벌 것이라는 믿음이 있고 장기적으로는 큰돈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장기 투자일 경우 더욱 그렇다. 왜 단기적인 주식가격에 집착할까.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에 50년 전 100만원을 투자했다면 현재 약 180여억원으로 불어 있을 것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매일 마시는 커피값 만원을 20년 동안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했다면 현재 약 10억원 정도가 된다.

많은 사람이 묻는다. 장기 투자를 하더라도 단기적 대응도 필요하지 않느냐고. 소형주 중심에서 대형주로 선호가 옮겨가면 그쪽으로 갈아타야 한다든지 혹은 시장이 좋지 않을 때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하지 않느냐고. 하지만 그런 선택은 최악이다. 그것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의 영역이다. 적잖은 한국의 투자자들이 이런 투자 패턴을 보이는 듯하고 그래서 투자에 실패하고는 한다. 투자는 주식을 사고파는 기술이 아니다. 전망 좋은 주식을 사서 오래 묻어둘 수 있는 사람만이 성공한다. 여유자금으로 분산해서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단기 전망이나 단기 실적에는 과감히 눈과 귀를 닫을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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