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기준금리 인하(1.75%→1.5%)에서 나 홀로 동결 주장을 편 이는 역시나 문우식(사진) 금융통화위원이었다.
30일 공개된 의사록에 따르면 문 위원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은 일시적 충격으로 성장경로에 큰 영향을 줄 수 없을 것"이라며 "금리로 대응하는 것은 성급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예를 들었다. 미국도 올 1·4분기 성장률이 기상여건 악화 등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일시 충격으로 보고 통화정책 방향을 바꾸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 위원은 지난해 8월 세월호 여파로 금리를 내릴 때도 유일하게 동결 주장을 폈다. 그는 "기업이 사내 유보이익은 많지만 투자를 꺼리는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투자로 이어질지 보장할 수 없다"며 "가계도 다수가 순채권자이기 때문에 금리 인하는 이자비용 감소보다 금융소득을 더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200자 원고지 31장 분량으로 금리 인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문 위원의 논리에 한은 안팎에서는 "명쾌하고 날카롭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지난해 10월에는 "현재의 디스인플레이션은 대형마트 등 유통혁신에 의한 요인이 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올 3월에도 "통화정책이 경기회복을 위한 마법은 아니다"는 말을 의사록에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문 위원은 7명의 금통위원 중 프랑스에서 공부한 유일한 유럽파다. 한은 총재 추천 금통위원인 그는 역설적이게도 이주열 총재 취임 이후 단행된 네 차례 금리 인하에서 모두 동결의견을 냈다. 김중수 전임 총재 때인 지난 2013년 5월(2.75%→2.5%)에도 나 홀로 동결 쪽에 손을 들었다. 취임(2012년 4월) 이후 총 7번의 금리 인하가 있었는데 초반 2번을 빼면 모두 동결을 주장한 셈. 그럼에도 문 위원은 대표적인 매파라는 견해에 손사래를 친다. "취임 후 한 번도 금리를 올리자고 주장한 적이 없다"는 게 그 이유다. 그는 다만 "혹시 내가 틀린 것은 아닌지, 이전보다 자주 뒤돌아 본다"며 매번 소수의견을 내는 데 따른 부담감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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