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시대에는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세계 유수의 인재들이 다양한 형태의 융합연구팀을 꾸려 공통된 목표를 이뤄낼 수 있습니다. 인재ㆍ장비 등 연구에 필요한 자원을 공유해 전체 예산을 절감할 수도, 공동저술이나 논문의 품질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건국대 글로컬문화전략연구소와 소셜에코-테크연구소의 초청으로 방한한 프랭크 비오카(사진) 미국 시라큐스대 교수 겸 MIND연구소 디렉터는 31일 건국대 경영관에서 열린 특강을 통해 전세계 전문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학제 간 융합연구의 장점을 강조했다.
MIND연구소는 핀란드ㆍ독일ㆍ네델란드ㆍ포르투갈ㆍ러시아ㆍ스페인ㆍ미국 등 7개국이 연결된 컨소시엄 연구센터로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MIND연구소에서 휴먼인터페이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비오카 교수는 "과거와 달리 이제는 새로운 상품 개발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동원돼야 하는 만큼 학제 간 융합연구(convergence research)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며 "기업ㆍ대학ㆍ연구소나 정부ㆍ기업ㆍ연구소 등 다양한 형태의 융합연구팀이 꾸려지고 국가 간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오카 교수는 건국대ㆍ성균관대 등 국내 대학들과의 융합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이어 "과거에는 물리학과 사회학은 연관성이 낮은 학문 분야였지만 이제는 상호교류를 하지 않고서는 새로운 지식을 도출해내기 어려울 정도"라면서 "특히 전자장치의 휴먼인터페이스 관련 연구는 심리학ㆍ사회학ㆍ커뮤니케이션학 등 인문학적 차원에서 아이디어가 나오고 소프트웨어ㆍ컴퓨터학ㆍ물리학 등 과학기술이 이를 실현해주고 있어 연구 초기부터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융합연구가 극복해야 할 과제에 대해서는 "서로 문화가 다른 연구원들이 프로젝트의 목표를 실현해야 하기에 연구의 성과관리가 쉽지 않다"며 "프로젝트가 설정되고 팀원을 구성한 후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의사결정권자는 참가국들이 연구 주도권을 쥐기 위해 경쟁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의사소통도 중시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비오카 교수는 융합연구에 필요한 인재 양성에 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구글ㆍ페이스북 등 디지털시대를 이끌어가는 기업들은 대부분 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며 "그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대학이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나라의 연구원들이 참여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참가자들의 국제적 감각도 필수적이므로 학생들이 국제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대학이 좀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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