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울산 지역 산업계는 최근 발표된 정부의 전력수급대책에 따라 사내 발전 시설을 점검하고 운용 계획을 수립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정부는 겨울철 전력수급 및 에너지 절약대책을 통해 산업체 위주로 전력 수요를 줄이는 동시에 내년부터 전력수요 피크일과 피크 시간대에 할증료를 내도록 하는 새로운 요금제를 도입키로 했다. 또 시간당 3,000kW 이상의 전력 설비를 갖추고 있는 전국 6,000여개의 기업에 대해 최대 10% 절전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울산지역의 경우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고려아연 등의 기업과 에쓰오일, SK에너지 등 24시간 연중 무휴로 공장을 가동하는 석유화학업체들이 대상이 될 전망이다.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등 전력 사용이 많은 지역 산업계는 절전 필요를 공감하면서도 볼멘소리를 높이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석유화학업체들의 감산과 제조업체들의 생산 감소가 잇따르는 가운데 원화하락으로 인한 수출 감소 등 대외 악재에다 전기 요금 인상과 강제 절전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지역 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각 사별로 사내 발전시설 가동, 운용계획 수립, 절전 대비 등 준비에 여념이 없다"며 "전기요금 인상, 강제 절전이 시행된다면 기업에 짐을 더 얹히는 꼴"이라고 말했다.
특히 24시간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 정유와 석유화학, 비철금속 등의 산업계는 업종별 조업 상황을 고려치 않은 강제 절전이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지역 석유화학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장 가동이 멈춘다면 재가동에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이 드는 만큼 24시간 가동은 불가피하다"며 "장치산업의 특성상 피크시간대를 피할 도리가 없으며 이는 요금 인상과 매한가지"라고 말했다. 제조업체의 또다른 관계자는 "피크시간대를 피한다면 야간 생산과 주말을 이용해야 해 노조의 협조, 특근 수당 등이 부담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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