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골프전문매체 골프매직닷컴은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개막을 하루 앞둔 8일 '마스터스 톱10 샷'을 선정해 소개했다.
지난 2012년 최종일에 나온 버바 왓슨(미국)의 마법 같은 훅 샷이 올해 79회를 맞는 마스터스의 역대 최고 샷으로 뽑혔다. 왓슨은 루이 웨스트호이젠(남아공)과 10언더파 동타로 정규라운드를 마친 뒤 18번홀 1차 연장전에서도 비겨 10번홀(파4·495야드)에서 두 번째 승부를 치렀다. 왓슨의 티샷은 페어웨이를 오른쪽 나무숲으로 벗어났고 그린을 향해 나무가 가로막고 선 상황을 맞았다. 왼손 골퍼 왓슨이 갭 웨지로 친 볼은 나무 사이 통로를 벗어난 뒤 오른쪽으로 큰 각도를 그리며 휘어져 그린에 올라갔다. 믿기지 않는 샷을 날린 그는 2퍼트로 파를 지켜내 보기를 기록한 웨스트호이젠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2위는 필 미컬슨(미국)의 2010년 최종일 13번홀(파5) 세컨드 샷. 볼이 굵은 소나무 바로 뒤쪽에 놓여 그린을 직접 공략하기 힘든 상황. 더욱이 이 홀 그린 앞으로는 '래(Rae)의 개울'이 페어웨이를 가로지르고 있다. 207야드를 남기고 친 6번 아이언 샷은 나무 왼쪽으로 출발했다가 오른쪽으로 휘어져 개울 건너 그린에 올라갔다. 이글 퍼트는 넣지 못했지만 이 홀 버디로 기세를 올린 그는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자신의 세 번째 그린재킷을 손에 넣었다.
타이거 우즈(미국)의 2005년 최종일 16번홀(파3) 칩 샷이 3위로 뒤를 이었다. 일부 전문가들이 골프 역사상 최고로 꼽는 장면이기도 하다. 선두 크리스 디마르코(미국)와 경쟁하던 우즈는 16번홀 티 샷을 그린 너머 러프로 보냈다. 그린 경사도 까다로워 파도 쉽지 않은 위기였다. 한참 동안 그린 주변을 돌며 고민하던 그는 홀을 직접 노리지 않고 그린 왼쪽의 경사를 활용하는 창의적인 샷을 선택했다. 볼은 그린 가장자리에 떨어진 뒤 멈칫하더니 오른쪽으로 거의 ㄱ자를 그리며 방향을 틀어 홀 쪽으로 구르기 시작했다. 볼은 홀 입구에 1초가량 멈췄다가 자취를 감춰 극적인 효과를 더했다. 보기 위기를 기적적인 버디로 뒤바꾼 우즈는 연장전 끝에 그의 네 번째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했다.
4위는 1987년 대회 연장전에서 나온 래리 마이즈(미국)의 칩 샷. 그레그 노먼(호주)과 맞붙은 그는 11번홀(파4)에서 벌어진 2차 연장전에서 약 33m 거리의 칩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어 승부를 끝냈다. 오거스타 출신의 그는 10대 시절 이 골프장에서 스코어보드 숫자를 바꾸는 일을 한 경험이 있어 기쁨이 배가 됐다.
'전설' 중 한 명인 메이저 통산 7승의 진 사라젠(미국)이 1935년 최종일 15번홀(파5)에서 기록한 앨버트로스 샷이 5위에 올랐다. 235야드를 남기고 4번 우드로 친 볼이 홀에 들어간 것. 한꺼번에 3타를 줄인 그는 크레이그 우드와 동타를 만들었고 당시 연장전 방식이던 36홀 경기에서 5타 차로 정상에 올랐다.
그 밖에 2012년 대회 최종일 웨스트호이젠이 2번홀(파5)에서 4번 아이언으로 기록한 마스터스 사상 두 번째 앨버트로스 샷(7위),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1986년 47세 나이로 일궈낸 마지막이자 통산 18번째 메이저 우승의 발판이 됐던 최종일 17번홀 3.6m 버디 퍼트(9위) 등이 톱10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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