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결혼하는 예비 신부 이남주(28)씨는 혼수가구를 장만하기 위해 백화점 가구매장을 들렀다. 침대 매장에서 가격과 브랜드를 비교한 뒤 그가 고른 침대는 라텍스 매트리스를 얹은 제품. 이씨는 “스프링 침대보다 푹신하고, 안락한 느낌이 들어 라텍스 침대를 골랐다”며 흡족해 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라텍스 침대 등 기능성 침대가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몇 해 전까지 10% 미만이던 라텍스 매트리스 침대는 지난해 20%대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려 그 동안 국내 침대시장을 주도하던 스프링 침대를 위협하고 있다. 4,000억원 가량의 국내 침대시장에서 매트리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선인 2,500억원 정도다. 이중 스프링 매트리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90%가 넘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라텍스 매트리스가 급부상하면서 해마다 10% 이상씩 판매가 증가, 현재 20% 정도까지 시장을 잠식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라텍스 침대 브랜드는 ‘나비드’, ‘베드웰’, ‘던롭필로’ 등이 있다. 이중 나비드는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삼성플라자 등에 매장을 운영하면서 지난해 7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백화점 오지영 가구바이어는 “강남이나 분당지역의 백화점에서는 라텍스 침대가 스프링 침대보다 판매가 높게 나타날 정도”라면서 “유럽산 라텍스 침대는 스프링 침대보다 가격이 30% 가량 비싸지만 특유의 안락함 때문에 찾는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라텍스 침대가 인기를 끄는 것은 일반 스프링 침대보다 안락함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과거 온돌문화에 익숙했던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딱딱한 스프링 침대를 선호했다면 젊은층과 특히 여성들이 푹신한 느낌의 라텍스 매트리스를 찾으면서 판매량이 늘고 있는 것. 라텍스 외에도 돌침대, 흙침대 등 건강을 고려한 기능성 침대의 판매도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침대 매출 중 돌침대와 흙침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25~30%선에 이른다. 롯데백화점 역시 ‘장수돌침대’, ‘동우꽃돌침대’, ‘만수무강 돌침대’와 ‘흙표 흙침대’ 등 돌ㆍ흙침대의 판매가 매년 20%씩 신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김용환 가구 바이어는 “돌침대와 흙침대는 200만~300만원대의 고가지만 웰빙 트렌드의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며 “서울 강남 지역뿐 아니라 지방 대도시 점포에서도 고른 매출을 기록중”이라고 말했다. 라텍스와 돌ㆍ흙침대가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하자 그 동안 국내 침대시장을 주도해온 에이스, 시몬스, 대진, 썰타 등 스프링 침대업체들은 프리미엄급 제품을 개발, 고급화 전략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침대 보급률이 70%를 육박, 포화상태에 다다르면서 신규 수요 창출을 통한 공급 확대가 여의치 않자 고급화를 통해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웰빙 트렌드와 유럽식 라이프 스타일이 강세를 띄면서 돌ㆍ흙침대와 라텍스 침대의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내년이 클라이막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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