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러시아인들에게 인기 있는 한국 관광지로 판문점과 '바랴크함' 기념장소가 있습니다. 이들 지역을 투어에 포함시킬 경우 인기를 끌 겁니다."
올레크 사포노프(46·사진) 러시아 관광청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COEX에서 열린 '제1회 한국·러시아 관광포럼'에 참석해 한국 관광의 매력에 대해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행사는 '2014~2015년 한·러 상호 방문의 해'를 계기로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러시아 신규 관광상품을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 열렸다.
전날 50여명의 민관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한 사포노프 청장은 "판문점은 러시아와도 관련된 곳으로 러시아인들에게 관심이 많다.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장소이고 또 러시아도 여기에 빚이 있다"고 말했다. 판문점은 구소련도 참전한 한국전쟁을 끝낸 지난 1953년 휴전협정이 조인된 곳이다.
이와 함께 "러일전쟁에서 영웅적으로 싸운 바랴크함의 이야기는 러시아인이면 누구나 알고 있고 현장을 가보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바랴크함은 구한말 인천에 주둔하던 중 1904년 러일전쟁에서 일본군의 기습을 받고 싸우다 침몰해 바다에 수장된 군함이다. 현재 인천 중구 친수공원에는 추모비가 있다.
이와 함께 사포노프 청장은 한국인의 러시아 관광 어려움에 대해서도 알고 있고 개선점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러시아는 국제관광시장에서는 5위에 꼽힐 정도로 관광객을 해외로 많이 보내는 국가지만 정작 국내시장 여건은 부족하다"며 "내부 관광 인프라를 정비하고 대외 홍보를 강화하는 등 단계적인 프로그램을 마련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비싼 여행비용, 영어 사용의 곤란, 홍보의 부족 등으로 상대적으로 러시아를 방문하는 한국인은 크게 늘지 않았다. 러시아를 방문한 한국인은 9만4,000명(2012년 기준)으로 방한 러시아인 17만5,000명(2013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한국과 러시아는 올해부터 비자 면제 협정을 맺으면서 상호 방문객이 크게 늘고 있어 기대를 높이고 있다. 사포노프 청장은 "바이칼·연해주·캄차카 등 극동 러시아 지역 방문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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