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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계인사 추모발길 줄이어
입력2001-03-22 00:00:00
수정
2001.03.22 00:00:00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청운동 자택에는 22일 오전부터 사회 각계 인사들의 조문 발길이 이어졌다.빈소를 찾은 각계 인사들은 고 정 전 명예회장의 살아생전 모습을 회상하며 "우리나라의 경제를 이끈 거물이 사라졌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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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청운동 자택부근에는 현대 직원들이 나와 교통정리와 조문객을 안내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자택으로 이르는 골목길에는 각계 인사들이 보낸 조화가 빼곡히 들어찼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오후1시25분께 박종웅 의원을 대동하고 조문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김 전 대통령에게 "아버님이 20여일 전부터 폐의 건강이 악화돼 산소호흡기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셨다"면서 "21일 오후10시께 돌아가셨다"고 경과에 대해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정 전 명예회장이 나이에 비해 너무 무리했다"면서 "대업을 이룬 사람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안타깝다"고 답했다. 이어 정몽구 회장에게 "형제들이 화합해서 회사를 잘 이끌어가라"고 격려했다.
○.조중훈 한진 명예회장은 오전11시께 지팡이에 의지한 채 불편한 몸을 이끌고 정전 명예회장의 빈소를 방문한 후 잠시 눈을 감고 회상에 잠기기도.
조 명예회장은 "우리나라의 거물, 거성이 떨어졌다"며 "밀짚모자를 쓰고 다니며 소탈했던 정 전 명예회장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이 오전11시30분께 빈소를 방문, 김대중 대통령의 조의를 대신 전달했다. 한 비서실장은 거실까지 마중 나온 정몽구 회장의 손을 잡고 함께 애석한 표정을 짓기도.
○.빈소 주변에는 현대의 각 회사에서 파견 나온 직원들이 검은 양복 차림에 검정리본을 가슴에 꽂고 분주히 움직였다.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정 전 명예회장의 생전의 모습과 현대의 장래에 대해 이야기 를 나눴다. 몇몇 직원들은 이날 오전 고 정 전 명예회장이 자신 보유의 현대건설 지분을 현대건설에 무상 증여했다는 현대건설의 공시를 놓고 의미를 곱씹어보기도 했다.
○.현대측은 조문객들이 문상 후 잠시 머물다 갈 수 있도록 청운동 자택 앞마당에 4개의 흰색 대형텐트를 설치했다. 이곳에는 현대백화점 사무직 등 50여명의 직원이 나와 조문객들의 불편이 없도록 세심한 신경을 기울였다.
○.정 전 명예회장의 서울 청운동 빈소 주변은 22일 문상객들이 타고 온 차량이 뒤엉켜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현대측은 혼잡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대로변에 승용차를 세우도록 한 뒤 빈소가 있는 고인의 자택까지 500여㎙를 수시로 차량을 운행하며 조문객을 실어 나르기도.
특히 고인의 유해가 도착한 이날 오전7시께에는 출근 차량들까지 겹쳐 세검정에서 광화문으로 넘어가는 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또 빈소 앞뜰과 프레스 룸이 마련된 주차장은 100여명의 기자들이 몰려 취열한 취재 경쟁을 벌였다.
○.현대측은 쇄도하는 조화를 주체하지 못해 대로변으로 통하는 골목길 담에 50여개를 세워놓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빈소에는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 최규하ㆍ전두환ㆍ노태우ㆍ김영삼 전 대통령 등 전ㆍ현직 대통령의 조화만 자리를 잡았고 자민련 총재대행, 국가정보원장, 조계종 총무원장 등의 조화는 빈소 밖에 놓였다.
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등의 조화는 안뜰에, 그리고 다른 30여개의 조화는 뜰 밖에 세워졌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이명박 전 의원, 이수성 전 총리, 이번 장례식에서 호상(護喪) 역할을 맡은 유창순 전경련 고문 등이 빈소를 다녀갔다.
또 이상주 정신문화연구원장, 이인호 전 러시아대사, 계열사 임원 등도 잇따라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으며 김덕룡 의원은 고교 동문인 정몽구 회장과 오랫동안 얘기를 나누다 돌아갔다.
○.'뽀빠이' 이상용씨가 노란색 와이셔츠에 녹색계통의 정장 차림으로 빈소를 찾아 다소 이색적인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이씨는 "밤 늦게까지 일을 해 옷도 갈아입지 못한 상태에서 빈소를 찾았다"면서 "20년 전부터 팔씨름이나 조깅 등 운동을 같이 하며 정 전 명예회장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멍 난 양말을 신거나 광목팬티를 입고 있는 정 전 명예회장의 모습을 많이 봤을 만큼 검소했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인을 회고했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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