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유로존)의 재정위기에도 끄떡없이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 독일 경제가 주목 받고 있다. 그리스발 위기에도 2011년 독일 경제는 3.0%의 성장을 이뤘다. 실업률도 독일 통일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낮은 7.1%를 기록했다고 한다.
독일의 이 같은 성장 원인을 학자들은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인 '히든 챔피언'에서 찾는다. 히든 챔피언은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서 해당업계 5위 내에 진입한 강소기업을 말한다. 독일에만 1,350개 정도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우리 경제의 주요 이슈 중 하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 문제이다. 이러한 산업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우리도 독일처럼 많은 중소기업을 히든 챔피언으로 키우는 것이다. 히든 챔피언이 많아지면 청년실업률을 낮추고 고용증대를 통해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지난 3월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됨으로써 미국ㆍ유럽연합(EU)ㆍ인도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등 전세계시장의 61%에 해당하는 주요 거대시장이 우리 경제영토에 편입됐다. 이제 우리 기업들은 이들 시장에서 경쟁국 기업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게 됐다.
FTA를 통한 이러한 경제환경의 변화는 우리 중소기업들이 수출증대를 통해 히든 챔피언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한미 FTA로 중소기업이 대부분 생산하는 볼트와 너트, 인조섬유 편직물, 폴리스티렌 등 8,628개에 달하는 품목의 관세가 철폐돼 대부분의 중소기업 생산품이 관세를 내지 않고 수출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FTA로 대기업의 수출이 늘면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매출도 함께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된다. 중소기업이 FTA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원산지관리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관세청에서는 자본과 인력이 부족해 원산지관리체계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기업별 일대일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원산지관리프로그램 'FTA-PASS'도 무료로 보급하고 있다. 수출중소기업들의 FTA 활용상황을 모니터링해 FTA를 활용하지 못하는 원인을 파악해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해나갈 계획이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FTA로 조성된 세계시장으로의 진출기회를 최대한 활용해나가는 동시에 중소기업 기술개발ㆍ해외시장 개척 등 현행 지원제도를 실효성 있게 개선해나가면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나라도 히든 챔피언이 많이 생겨날 것이다.
무역 규모 2조달러 달성, 청년실업률 문제 해소, 지속적인 경제성장 모멘텀 확보 등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히든 챔피언 육성을 위해 관련 정부기관ㆍ경제단체들의 단합된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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