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 WTO 정보기술협정(ITA) 결과 무관세화된 201개 품목을 분석하며 "이번 협상의 최대 승자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와 소비자들"이라고 분석했다. 루이 멍 차이나유럽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중국 소비자는 IT 제품을 사기 위해 더 이상 해외로 나갈 필요가 없다"며 "다양한 IT 제품이 글로벌 가격으로 중국에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SCMP는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인도·동남아 등으로 조심스럽게 시장을 확대하는 샤오미가 아시아 전체는 물론 유럽에서도 시장을 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내 첨단 IT 업종도 무관세 협정을 계기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전망된다. 천펑잉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소 세계경영연구소장은 "협정이 발효되면 아시아 전체의 IT 산업 경쟁력 지도가 바뀔 것"이라며 "초기에는 중국 시장이 선진국 제품에 잠식당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중국 내 인터넷, 지능형 로봇, 첨단 반도체기술, 3차원 인쇄 등 신흥산업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협정이 단기적으로 중국 IT 산업에 피해를 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이에 따라 각 IT 산업의 경쟁력 현황을 조사해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발개위 산하 세계경제연구센터의 장진핑 연구원은 "중국 기업은 반도체·LED·의료기기 등 많은 제품의 기술력에서 아직 초보 수준"이라며 "특히 기술표준·특허 등의 압박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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