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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으로 싸운 민주화 투사… '직녀에게' 문병란 시인 별세


시 ‘직녀에게’와 ‘땅의 연가’의 시인이자 교육자로 민주화운동에 한 획을 그었던 문병란(사진) 시인이 25일 타계했다. 향년 80세.

조선대병원에서 암 투병 중이던 고인은 25일 오전 6시 별세했다.

고인은 1935년 전남 화순 출생으로 조선대 국문과를 졸업, 1963년 다형 김현승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가로수’ ‘밤의 호흡’ ‘꽃밭’ ‘무등산’ 등을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생전에 군사독재정권의 탄압에 맞서 저항하면서 현실의 부조리를 형상화하거나 의식의 내면을 탐구하는 등 지극히 참여적 경향의 시들을 줄곧 발표했다.

그의 시 ‘직녀에게’는 민주화 세대들은 모두 기억될 정도로 널리 알려졌다. 더욱이 가수 김원중이 부르면서 전국적으로 사랑받는 곡이 됐다.

민족·민중·통일을 지향하는 바람에 시집 ‘죽순밭에서’와 ‘땅의 연가’ 등 두 시집은 판매금지처분을 받았으며, ‘벼들의 속삭임’은 계엄사에 의해 압수수색을 당한 바 있다.

2000년 전후로는 생활감정의 승화와 서정을 추구하는 시편들을 발표했다.

시집으로 ‘문병란 시집’ ‘정당성’ ‘죽순밭에서’ ‘벼들의 속삭임’ ‘땅의 연가’ ‘새벽의 書’ ‘동소산의 머슴새’ ‘불면의 연대’ ‘새벽의 차이코프스키’ ‘양키여, 양키여’ ‘직녀에게’ ‘인연서설’ ‘민들레타령’ ‘매화연풍’ ‘시인의 간’ 등 30여권을 펴냈다. 또 산문집으로 ‘저 미치게 푸른 하늘’ ‘현장문학론’ ‘민족문학 강좌’ 등 다수를 출간했다.



민족문학작가회의 광주전남공동대표를 맡으며 지역 작가회의 태동에 산파 역할을 한 데 이어 광주민예총 회장, 5·18기념재단 이사 등을 역임했다.

순천고와 광주일고, 전남고 등에서 교편을 잡은 뒤 한때 해직됐다가 후에 조선대 교수로 임용돼 후학을 양성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배후조종자로 지목돼 수배를 당했고, 농업협동조합에서 간행된 작은 문고판 시집 때문에 투옥되기도 했다.

요산문학상, 전남문학상, 금호예술상, 화순문학상, 광주예술상, 박인환 시문학상, 문예시대 문학상 등 다수 수상했다.

정년퇴임 뒤 말년에는 서은문화연구소를 개원하는 등 문학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으며 지역문화교류재단과 시온고등학교 이사장, 서은문학회 회장 등을 맡았다.

자녀로는 찬기(한의사)·명아(주부)·정아(조선대 중앙도서관 사서)·현화(무용가)씨가 있다. 빈소는 조선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062-220-3352)이며 발인은 29일 오전8시, 장지는 국립5·18민주묘지. 장례는 ‘민족시인 문병란 선생 민주시민장 장례위원회’가 시민사회장으로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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