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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바이오기업 위험한 호황

임상실험 안한 기업에도 뭉칫돈<br>IPO 늘고 주가 40%나 급등<br>2차 버블 붕괴로 이어질 수도


미국 바이오테크 산업이 '아슬아슬'한 호황을 맞고 있다. 지난해부터 규제당국의 신약출시 승인에 가속도가 붙으며 관련산업의 전망이 개선되자 아직 임상실험을 시작하지도 않은 기업에까지 과도한 투자금이 몰리는 등 거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 2000년대 초반 바이오테크 주가가 급락한 지 약 10년 만에 2차 버블 붕괴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 들어 미 바이오테크 기업들은 기업공개(IPO)가 몰리면서 22개 기업이 신규 상장을 통해 총 170억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2011년과 지난해 2년에 걸쳐 이 업종에서 IPO로 조달한 자금 총액을 웃도는 규모다. FT는 앞으로도 다수 기업들이 연내 IPO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이는 닷컴과 함께 바이오테크 업계에 '투자 붐'이 일었던 2000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큰 호황이라고 평가했다.

IPO 이후에도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 들어 IPO에 나선 기업들의 주가는 상장 당일에 평균 18%나 뛰어올랐고 30일 현재도 IPO 가격보다 43%나 높은 수준이다. 나스닥에 상장된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주가를 보여주는 바이오테크지수도 올 들어 43%나 올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18.6%) 등 여타 지수의 상승폭을 크게 앞질렀다.

바이오테크 산업의 주가가 이렇게 호황을 보이는 것은 신약기술 개발과 함께 지난해부터 의약규제 당국의 신약 승인도 많아진 데 따른 여파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39개의 새로운 의약품 출시를 허가했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1997년 이래 최대치다. 식품의약청은 올 들어서도 이미 13개 의약품 출시를 허가한 상태다.

여기에 미 증시의 전반적인 호황과 IPO 기업들의 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 지난해 4월부터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IPO 절차를 간소화하는 잡스법(JOBS ActㆍJump-start Our Business Startups Act)이 시행된 점 등도 바이오테크 주가호황의 배경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러한 바이오테크 주가 호황은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은 '버블'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일례로 항암의약품을 개발하는 아기오스제약은 아직 관련 약품의 임상실험도 하지 않았지만 지난주 IPO를 실시해 1억2,200만달러를 조달했고 당일 주가는 73.8%나 폭등했다. FT는 투자자들이 바이오테크 주식을 너무 일찍 사들이는 트렌드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대거 이뤄진 의약품 출시 허가가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평가도 있다. FT는 통상 임상실험에 들어간 의약품 중 10%만 시장에 출시된다고 지적했다. 레이철 맥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애널리스트는 "의약품 개발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IPO에 나선 바이오테크 기업들 중 상당수가 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칫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과 함께 나타난 바이오테크 버블 붕괴가 재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나스닥 바이오테크지수는 2000년 2월 1,476포인트까지 올랐으나 2002년 9월에는 464포인트로 약 4분의1토막 났다. WSJ는 "만약 바이오테크 산업에 친화적이던 시장 심리가 돌아서고 투자금에 민감한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미국의 금리상승으로 자금조달에 타격을 받을 경우 산업 전반이 출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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