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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금융계 M&A 열풍

「인수하지 않으면, 인수당한다」유럽 금융업체들이 유로지역(유로존)의 금융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업체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를 불사하면서 유럽 금융산업 전체가 「M&A 열풍」에 휩싸이고 있다. 어느 업체가 언제 M&A를 추진해 올 지 모르는 만큼 공격당하기 전에 먼저 공격, 경쟁업체를 인수해 버린다는 것이 유럽 금융업체들의 입장이다. 이로 인해 유럽지역, 특히 유로존 금융업체들 사이에는 M&A를 당하는데 대한 두려움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같은 두려움은 기업생존 차원에서 적대적 M&A와 국경을 넘는 M&A를 가속화하는 촉진제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이에 대응, 사전에 우호세력을 확보해 M&A를 방지하려는 금융업체간 협력강화 움직임도 날로 확산, 유럽금융산업 전체가 M&A 전쟁을 치르고 있는 듯한 양상을 띠고 있다. 유로존내 적대적 M&A의 대표적 케이스는 프랑스 대형은행인 국립파리은행(BNP)의 소시에떼 제네랄(SG)과 파리바 은행에 대한 합병 공격. BNP는 상호합병키로 결정한 이들 두 은행에 대한 적대적 M&A에 나서 합병 자체를 무산시키는 동시에 파리바의 경영권을 장악해 버렸다. 또 SG의 지분도 36.8%나 차지, 통제권내에 포함시켜 SG는 해외에서 「백기사」를 구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SG와 파리바가 합병, 프랑스 최대의 은행으로 거듭한다는 계획이 BNP의 적대적 M&A로 졸지에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BNP가 SG의 인수에도 성공할 경우 자산 규모 1조달러의 세계 최대은행이 된다. 반면 네덜란드의 ING 은행의 독일 BHF 은행 인수계획은 영업망 확대를 위한 우호적 M&A 케이스. ING 은행은 최근 BHF 은행의 영업망을 활용하기 위해 이미 41.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독일 6위의 BHF 은행에 나머지 지분 48.2%를 32%의 프리미엄이 붙은 주당 45유로에 인수하겠다고 제의했다. 하지만 ING 은행의 우호적 M&A도 유럽 11개국이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된 유로존에서 금융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의 일환일 뿐이다. 이처럼 유로존 출범에 대응, 역내 금융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럽 금융산업의 M&A 규모도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유로존 출범을 앞둔 지난해 유럽 금융업체간 M&A가 피크를 이루면서 M&A 규모가 1,818억달러로 급증했고, 올들어서도 지난 상반기까지 593억달러규모의 M&A가 성사됐다. 여기에 독일 도이체 방크·코메르츠 방크 등 독일 은행들이 추진하고 있는 유로존내 금융기관 합병 및 ABN 암로 등 네덜란드와 스페인 은행들의 M&A가 하반기에 가시화할 경우 그 규모는 더욱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럽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국수주의적 성향이 강한 유럽 업체들이 유로존에서 경영주도권을 잡기 위해 「카우보이식 자본주의」를 도입하기 시작했으며, 시장 재편이 끝나기 전까진 승자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M&A 전쟁은 날로 불꽃을 튈 전망』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용택 기자 YT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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