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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업계] Y2K `한탕주의 상혼' 기승
입력1999-03-31 00:00:00
수정
1999.03.31 00:00:00
문병도 기자
Y2K(컴퓨터 2000년 연도표기)문제가 불안심리를 낳고 있는 분위기를 틈타 엉터리제품을 판매하면서 PC 이용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한탕주의 상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31일 컴퓨터업계에 따르면 2000년을 불과 9개월 남겨놓고 사회적으로 Y2K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되자, 검증도 되지 않는 제품을 마치 만병통치약인 양 소개하는 Y2K솔루션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심지어 외국에서 온 보따리 장사꾼들까지 가세, Y2K 해결프로그램을 개발했다며 판매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전 세계적으로 공인된 표준을 따르지 않는 제품을 소개하고 수만원에서 수십만원의 가격을 부르는게 예사다. 특히 컴퓨터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곳을 찾아가 Y2K를 점검해주겠다고 한 뒤 자신들이 집적 만든 프로그램을 깔아 문제가 없는 PC를 문제가 있는 것처럼 현혹시킨다. 또 컴퓨터 하드웨어를 판매하면서도 자신들이 마치 세계적인 PC Y2K검증기관인 것처럼 속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Y2K문제는 실체를 알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기 대문에 동요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삼성 등 국내 5대 컴퓨터 제조업체에 따르면 Y2K문제는 하드웨어, 운영체계(OS), 응용프로그램, 통신을 이용한 외부접촉을 통해 발생한다. 이중 하드웨어 문제는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에는 시간을 표시하는 두 개의 소자(시계)가 있다. RTC(REAL TIME CLOCK)와 시모스(CMOS). RTC는 두자리 수 연도와 시간을 나타내고 시모스에는 세기(世紀·19나 20)가 기억돼 있다. 컴퓨터를 켜게 되면 컴퓨터 입출력시스템(BIOS)이 두 개의 시계를 읽어들여 4자리수로 연도를 표기한다.
컴퓨터 제조업체들은 96년 이후 출시된 컴퓨터의 경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그렇지만 만약을 대비해 2000년으로 넘어가는 순간에 컴퓨터를 잠시 꺼둘 것을 권장하고 있다.
96년 이전에 제작된 PC는 입출력시스템에 연도 보정프로그램이 들어 있지 않아 2000년이 1900년으로 표시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2000년 첫날 PC를 켠 뒤 명령어(DATE)를 사용, 19를 20으로 바꾸거나 보정 프로그램을 내려받으면 된다. 컴퓨터업체들은 대리점이나 서비스센터을 통해 이 보정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들 Y2K 솔루션 업체들은 자사의 특정 카드를 꽂으면 Y2K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한 솔루션업체 관계자는 『2000년으로 넘어가는 순간을 완벽하게 지원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카드를 구매하여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기업전산원의 관계자는 『이들이 사용하는 카드방식은 오히려 2000년 이후에 매우 심각한 문제를 발생할 수 있다』며 『컴팩컴퓨터, 델 등 세계적인 업체들은 모두 입출력시스템에서 Y2K를 해결하는 방식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세계적인 PC평가기관인 NSTL 등에서도 RTC나 시모스에 접근하는 응용프로그램이 발견되지 않아 별도의 카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공식 선언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들 솔루션업체들은 Y2K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제품을 개당 수만원 씩에 판매, 전체 PC시장으로 환산하면 5,000억원에 해당하는 엄청난 이익을 챙기려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Y2K솔루션 업체들의 특징은 Y2K문제를 지나치게 과대포장해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방법을 사용한다』며 『Y2K문제 가능성이 90%라는 등 허황된 데이터를 제시할 경우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문병도 기자 D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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