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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에 선 은행] 4. 제 색깔 내야 산다

앞으로 은행은 선도은행(리딩뱅크)·특화은행(중견전문은행)·지방은행·외국계은행으로 나뉠 것이라는 게 은행 안팎의 중론이다. 이미 은행들은 각자 방향을 정하고 그 안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선도은행이 되려면 몸집부터 부풀려야 한다. 물론 이는 과거의 수신 위주 개념은 아니다. 도매, 소매, 국제금융 등 모든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는 은행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적 역량을 키워야 하며 정보기술(IT)투자도 과감히 해야 된다. 새 고객도 찾아야 하며 남보다 앞서 자기만의 상품도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합병을 통한 세력 확산이다. 이는 세계적인 추세로 선도 역량을 키우는 선결조건이다. 2차 구조조정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선도 은행이 되면 각종 수수료나 금리를 결정할 수 있는 프라이싱 파워(PRICING POWER)가 생기며 이를 통해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 선도은행은 시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시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장조성자의 역할을 하게 된다. 권재중(權才重) 금융연구원 박사는 『리딩뱅크가 있다면 채권안정기금이라는 것을 만들 필요도 없었을 것』이라며 『시장이 원해서 자연스럽게 나오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정부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화은행은 작지만 수익을 많이 내는 은행이다. 특정 분야에 강점을 갖고 그 분야에 힘을 집중하는 은행이다. 주택은행이 주택담보대출 등 주택금융에 전문성을 갖고 있으며 하나은행이 부자 고객의 돈을 끌어들여 기업금융에 치중하는 데서 특화은행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지방은행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밀착경영이 필요하다. 대구은행의 경우 지점이 약국보다 많으며 시장점유율이 40%에 달할 정도로 지역에 밀착해 있다. 지역고객의 특성에 맞춰 세세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익의 일정 부분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등 지역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내 금융환경은 크게 변하고 있으며 은행은 이에 적응하기 위해 스스로를 바꿔나가고 있다. 은행이 제 갈길을 가는데 있어서 전제조건은 리스크관리요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행장의 리더십이다.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한기석기자HANK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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