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균열' MRI검사로도 안나타나 [건강칼럼] 허리병 중 가장 많은 것이 디스크탈출증, 척추관협착증 등이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이러한 병들은 대개 허리통증, 다리로 뻗치는 통증이나 저린 증상 등이 있을 수 있고 다리의 감각이나 힘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 경우 대체로 일반 X-레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에서 아픈 부위의 위치나 정도가 확인된다. 그런데 간혹 MRI 검사까지 했는데도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가벼운 상태여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방사선학적 검사는 대부분 병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정밀한 검사라고 해도 그 병이 장기나 조직의 형태에 변화를 일으키지 않았다면 검사상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우선 디스크 내부에 균열이 생긴 상태임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디스크가 많이 변성되면 MRI에서 색깔이 달라질 수 있지만 내부 균열은 방사선 진단으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디스크에 균열이 생기면 디스크 안의 신경이 자극되면서 허리 및 둔부 통증이 발생한다. 또 균열된 틈으로 디스크 내부 물질이 밖으로 빠져 나와 염증 반응이 생겨 다리로 가는 신경을 자극, 디스크탈출증의 흔한 증세인 다리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리로 뻗치는 통증이 있는데도 방사선 검사상 돌출된 디스크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디스크 내부 균열일 가능성이 높다. 허리ㆍ둔부ㆍ다리의 통증이 있으면 허리 디스크만 생각하기 쉬우나 허리 근처 구조물에 이상이 있어도 허리 디스크와 거의 구별하기 힘든 증상이 발생한다. 일례로 엉덩이 부근의 고관절 통증도 둔부나 다리의 통증을 유발하므로 종종 허리병으로 혼돈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허리 주변 근육에 문제가 있어 허리가 아파도 근육의 형태가 변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방사선 검사로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을 수 있다. 이처럼 디스크와 유사한 증상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원인 질환을 정확히 가려내는 것은 숙련되고 경험 많은 전문의라고 하더라도 신중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항상 공부하고 고민하며 다른 전문의들과 토론하고 상의하는 것이다. 각종 매체에서 제공하는 정보 중에는 ‘디스크에 이상이 있으면 이런 증상, 골반관절에 이상이 있으면 저런 증상’ 등으로 서술한 경우가 많은데 증상만으로 명확히 구분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적절한 취사선택과 현명한 수용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들병원 재활의학과 이정환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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