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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매각 착수] 채권단 지분매각 왜 서두르나

"매각이익 최소 3兆~4兆" 군침<br>몸값 커 국내선 새 주인 찾기 쉽지 않을듯<br>단계매각도 산업銀등 반대로 성사 불투명<br>LG "관심없다"…중국 반도체 업체서 눈독



채권단이 하이닉스 조기 매각에 나선 이유는 단순하다. 엄청난 매각이익을 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관은행인 외환은행은 매각을 서두르며 다른 채권금융기관들을 설득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 하이닉스를 인수할 만한 자본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 채권단의 고민이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중국 업체로의 매각을 극도로 경계하며 조기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이미 지난 2005년 10월과 2006년 6월 각각 보유지분 23.2%와 14.6%를 매각했다. 채권단은 1차 매각 당시 약 1조원, 2차 매각 때는 약 8,000억원 안팎의 매각이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매각 서두르는 이유는=채권단이 현재 갖고 있는 지분 36%(1억6,500만주)는 최근 시가 기준(18일 현재 3만250원)으로 5조원대에 이르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할 경우 6조~7조원의 안팎의 가격으로 매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채권단의 매각이익은 장부가 기준으로 최소 3조~4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시장 주변의 평가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하이닉스 지분은 이미 평가이익으로 회계상 반영돼 있지만 매각이 성사되면 평가이익이 당기순이익으로 전환된다는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잠재 수익이 실제 수익으로 확정된다는 의미다. 동시에 채권단은 지난해 LG카드 매각과 마찬가지로 하이닉스발 대박을 터뜨리게 된다는 얘기다. 일괄인수희망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현실인식 아래 대안으로 제시된 단계매각 역시 채권단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보유지분 16%를 적당한 가격에 매각한 후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면서 나머지 지분을 ‘새 주인’에게 비싼 가격으로 넘긴다는 구상이다. 이럴 경우 총 인수가격이 떨어져 인수희망자를 찾기 수월해질 수 있다. 다만 산업은행을 비롯한 일부 채권금융기관이 완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하이닉스 매각 작업이 순탄하게 속도를 낼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조기매각에 반대하는 채권은행의 한 관계자는 “외환은행 지분을 다른 채권금융기관이 인수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이 방식 역시 공개 입찰을 거쳐야 한다”며 “공개입찰이 진행되면 중국자본 등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이를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하이닉스 누가 살까=하이닉스의 주인을 찾는 작업이 말만큼 쉽지는 않아보인다. 금액도 금액이지만 인수희망자에 대한 국적이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4월 ‘산업기술 유출방지 및 보호지원에 관한 법률(기술유출법)’이 시행된 상황에서 D램 및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하이닉스를 경영권과 함께 해외업체에 매각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실제로 17일 회의에서 일부 채권단이 단계 매각 방식에 대해 거부반응을 보였던 것은 해외 매각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하지만 바로 이점 때문에 채권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일괄매각하기보다 우선 일부를 매각하겠다는 방안을 논의하게 됐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국내에서 주인을 찾으려면 가장 큰 관건은 인수 대금부담. 이를 낮춰주는 것이 선결과제이기 때문이다. 일부 지분을 매각하기로 해도 국내에 선뜻 하이닉스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업체가 등장할지는 아직 의문이다. 사업연관성을 고려해 LG가 부각될 수 있지만 LG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LG 관계자는 “떠나간 배는 돌아오지 않는다”며 “하이닉스와 관련한 어떠한 검토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경영권을 넘기지 않는 조건으로 매각될 경우 가장 먼저 군침을 흘릴 곳은 중국의 반도체 업체. 중국 장쑤성 우시(無錫)에 현지 생산공장을 확보하고 있는 하이닉스는 중국 업체에는 상당히 매력적인 대상이다. 실제 중국의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SMIC는 반도체 기술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반도체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및 합작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하이닉스 지분 매각 결과에 따라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 새로운 위협요인이 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도 4월 말 인터뷰에서 “중국 반도체 산업의 빠른 도약은 다른 어떤 기업보다도 하이닉스에 가장 위협적”이라며 “하이닉스가 이천공장 증설이 이뤄지지 않으면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할 것이라고까지 하시는데 이는 우리의 고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 입장 "사업계획등 당장엔 큰 영향 없을것" 하이닉스는 채권은행의 조기 지분 매각이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일단 채권단에서 지분을 팔더라도 당장 경영활동이나 사업계획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지분을 조기에 매각한다고 해도 채권은행에서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김종갑 사장을 중심으로 현 경영진의 성장전략이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분 매각은 채권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용을 알 수 가 없다"며 "경영권에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채권은행의 지분 매각은 하이닉스의 경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적인 지배구조 로드맵도 준비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4월30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3년, 5년으로 나눠 경영로드맵을 준비해 취임 100일이 되는 오는 6월 말 발표할 예정"이라며 "경영로드맵에는 중장기적인 지배구조 방안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회사가 좋아지다 보니 재무적 투자자로 전환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의견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며 "하이닉스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최선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회사 매각은 전적으로 대주주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하이닉스는 2001∼2002년 중 무려 7조8,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벼랑 끝 상황을 맞았지만 생존을 위한 개혁에 돌입, 2003년과 2004년 2년 연속 웨이퍼 증산 세계 1위라는 기록도 달성했다. 4월에는 시장조사기관이 IC인사이트 선정 글로벌 반도체 기업 랭킹 톱5에 진입하는 부활의 신화를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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