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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과 속설의 논리적 오류 파헤쳐

■인간 그 속기 쉬운 동물 (토머스 길로비치 지음, 모멘토 펴냄)


‘세차만 하면 항상 비가 온다.’ ‘내가 탈 버스는 늘 늦게 온다.’ ‘샤워할 때면 꼭 전화가 온다’… 이런 말에 손뼉을 치며 동의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 테다. ‘머피의 법칙’ 등 그럴싸한 이름을 갖다 붙이기도 하지만 논리적으로 성립하는 법칙이 아니다. 사회심리학자인 저자는 책에서 이런 미신과 속설을 일일이 끄집어내 논리적 오류를 파헤친다.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로 꼼꼼한 분석이 특징이다. 우선 ‘머피의 법칙’. 출처가 불분명하며 논리의 오류를 갖고 있는 이 용어가 왜 대중들에겐 설득력이 있을까? 저자는 “인간은 본능적으로 무질서, 무의미를 싫어한다”며 “사물에서 질서와 패턴을 발견해 유형화시키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머피의 법칙’은 기억의 단면성과 불완전성 때문에 발생한 오류이다. 만약 샤워를 하는 도중 전화가 온다면 갈등이 생길 것이다. 물을 뚝뚝 흘리며 전화기를 잡았는데 전화가 끊긴다. 이 상황은 당연히 기억에 남아 잘 잊혀지지 않는다. 이처럼 불운은 행운보다 더 생생하게 기억에 남기 마련. 결국 하루동안 일어난 유쾌한 일들은 잊어버리고 머리엔 불운만 남아 ‘머피의법칙’이 활개를 치게 된다는 말이다.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미국에선 이런 속설도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표지에 등장하면 재수가 없다.’ 선수들이 뛰어난 성적 때문에 표지 모델로 선정됐으나 잡지에 나온 이후 성적은 곤두박질친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른바 ‘평균회귀 효과’ 때문이다. 평균 성적을 가진 선수가 갑자기 눈부신 활약을 펼치면 뉴스거리가 돼 잡지에까지 실리기 마련. 하지만 평균으로 돌아가려는 통계 법칙에 따라 자연스럽게 성적은 떨어진다. 정말 별의별 것을 다 믿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저자의 말. ‘미심쩍은 믿음 몇 가지 믿는 게 뭐 그리 문제냐고 말하기도 한다. 코뿔소의 뿔이 정력에 좋다는 믿음으로 인해 코뿔소는 현재 멸종 위기에 처했다. 세계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않고 오류를 용인할 때 우리는 끔찍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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