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입주한 경기 안양시 비산동 임곡휴먼시아 2단지는 5년 분양전환 임대아파트다. 지난 달 임대기간이 만료되면서 분양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임대보증금 3,415여만원에 월 26만원의 임대료를 내는 46㎡(이하 전용면적 기준) 분양전환가격은 평균 1억3,500만원으로 책정됐다. 입주자가 지난 5년간 낸 임대료와 분양전환가격을 합하면 대략 1억5,000여만원. 이 아파트의 현 시세는 2억1,000만원이다. 분양전환후 매도할 경우 약 6,000만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2000년대 중반 집중적으로 공급됐던 5년 분양전환 임대아파트의 임대기간 만료 시점이 속속 도래하면서 분양전환 후 쏠쏠한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는 단지들이 잇따르고 있다. 집값 하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거와 투자 면에서 웬만한 민간 분양단지보다 나은 상품인 셈이다.
2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전국적으로 총 30곳의 임대아파트가 분양전환된 가운데 지난해와 올해 분양 전환이 이뤄진 수도권 5곳 임대아파트의 투자비와 시세를 분석한 결과 평균 8,200여만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저렴한 임대료에 시세차익은 덤 = 5년 공공임대 아파트 중 2010년과 2011년에 각 14곳이, 올해는 대전 인동 주공아파트와 안양 임곡 휴먼시아2단지 등 2곳이 분양전환했다. 가구수로는 1만6,639가구에 이른다. 연내 포항 북구 환호 해맞이그린빌2단지(727가구)와 광주 동구 학1 휴먼시아(297가구)도 분양전환될 예정이다.
이중 지난해와 올해 분양전환한 수도권 5곳 임대아파트의 시세 차익을 분석한 결과 평균 약 8,200여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분양전환한 부천시 소사본동 주공 59㎡는 총 임대료와 분양전환가격을 합한 금액은 1억3,000만원선. 현 시세는 2억3,250만원으로 산술적으로 1억원이 넘는 차익이 발생했다.
고양 풍동 숲속마을 7ㆍ8단지 51~85㎡도 평균 7,940만~9,490만원의 시세 차익이 남았다. 용인 기흥 공세동의 한보라마을 주공 51㎡와 59㎡는 각각 6,600여만원과 8,200만원 가량의 차익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집값 하락 때 위험부담 회피할 수 있어 매력= 분양전환 임대아파트는 임차기간 동안 임대료 인상률도 5% 내로 제한돼 보증금과 월세 부담이 적고 종합토지세나 재산세 등 각종 세금 부담도 없다. 5년간 거주후 주택을 취득, 양도하더라도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돼 각종 절세 효과도 볼 수 있다. 특히 집값이 떨어지는 시기에는 주택구입에 따른 위험부담을 회피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실제로 임곡휴먼시아 59㎡형은 올해 보증금 4,480여만원, 월 임대료 34만4,000원에 임대되다 평균 1억6,657만원선에 분양전환됐다. 분양전환을 받은 입주자가 아파트를 장만하는데 들인 총 비용은 약 1억8,000여만원. 현재 이 아파트의 시세는 2억7,500만원으로 어림잡아 1억원 가까운 차익이 발생했다. 반면 임곡휴먼시아의 입주시기에 분양권이 2억8,250만원에 거래됐던 한화꿈에그린 60㎡는 현 시세가 3억2,450만원으로 5년 동안 4,200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다만 분양전환가격을 놓고 입주자들의 불만도 적지 않아 분쟁도 끊이질 않는다. LH의 한 관계자는 "임대주택의 분양전환가격은 건설원가와 감정평가금액을 산술 평균한 가격에서 임대기간 중 감가상각비를 뺀 금액을 초과할 수 없기 때문에 해당 시점에서 분양받는 것보다 저렴하다"면서 "지역과 입지에 따라 차익의 규모가 다를 뿐 입주자가 절대 손해보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LH는 현 정부 들어 공공임대주택 재고량의 적정 수준 유지를 위해 일부 도시환경개선사업장 위주로만 5년 분양전환 임대아파트를 공급하고 대부분 10년 임대로 전환한 상태다. 조만간 군포당동(357가구)과 서울 강남보금자리(284가구)에 10년짜리가 공급된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10년 임대 위주로 공급되면서 분양전환 후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었지만 지역과 입지를 잘 선택한다면 분양 전환을 통해 낮은 가격으로 양질의 아파트를 장만하고 차익도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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