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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짜리 가협정… 제재 완전 풀릴땐 유가 10달러 이상 하락

■ 이란 핵협상 10년 만에 타결<br>우라늄 농축비율 5%로 유지… 핵확산 금지 급한불 껐지만<br>이란 핵포기 약속은 빠져 최종 합의까지 산넘어 산



이란과 국제사회가 도출해낸 이번 합의안은 국제 사회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인정하지 않는 국가를 상대로 사상 처음 핵개발 포기 프로그램의 이행을 강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비핵보유국의 핵개발과 보유국의 핵무기 양여를 금하는 NPT조약에 반하는 나라도 이로써 지난 1994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조약 탈퇴 선언을 제출한 북한만 남게 됐다.

물론 이번 합의안도 최종안 타결까지 6개월 간의 시간을 벌기 위한 '가협정'에 불과해 최종 결론이 도출되기 위해서는 더 큰 고비를 넘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란, 우라늄 농축 비율 5%에 합의=이번 합의안에서 이란은 자국 내 우라늄 농축 비율을 5% 이하로 유지한다는 데 합의했다. 현재까지 이란이 보유한 핵물질의 우라늄 농축 비율은 모두 20% 수준으로 핵무기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를 5%까지 희석할 경우 당장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또한 이는 경수로 발전을 위한 우라늄 농축비율(3.5%) 수위에 해당해 좀 더 높은 감찰 수위를 요구 받는 중수로 발전마저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 해석된다. 이란은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핵물질 농축을 위한 원심기와 가동 네트워크 사이의 연결장치도 해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핵무기 1개분에 해당하는 기존 원심분리기 1만9,000개의 폐기나 더 이상 핵물질을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 IAEA의 사찰에 대한 무조건적인 보장 등은 이번 합의안에 담기지 않았다. 우리나라가 핵 발전에 필요한 핵 물질 전량을 수입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핵 물질의 평화적 이용 권리'의 명시적 보장을 원해온 이란 측 주장도 어느 정도 합의안에 담긴 셈이라 할 수 있다.

◇6개월 내 최종안 도출 가능성은 미지수=이번 합의는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를 희망해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적극적 공세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금융위기 여파로 재정난에 시달리는 미국으로서는 아시아에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중동 지역의 평화 증진이 절실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국제 사회와 이란이 향후 6개월 내 핵 개발 기 프로그램에 대한 최종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하다. 이란은 평화 목적의 핵물질 개발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고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국제 사회는 여전히 핵물질을 포기하지 않는 이란의 핵무장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 감시 책임자인 유발 슈타이니츠 이스라엘 대외관계·전략·정보부 장관은 이날 "이번 협상은 이란의 속임수와 (국제사회의) 자기기만을 토대로 이뤄진 것"이라며 "축하할 이유가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2007년 실패로 돌아간 북한과 국제사회의 협상과 비교하며 "이란이 핵폭탄을 가지게 될 가능성은 더 커졌다"고 우려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란 핵협상 타결에 대한 이스라엘의 우려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자국 내 강경파를 설득해야 한다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기도 하다.

◇이란 제재 완전히 풀리면 유가 10달러 이상 하락=향후 6개월간 이란이 얻게 되는 경제적 효과는 61억~70억달러 규모로 다소 제한적이다. 이란은 세계 4위의 원유 보유고를 지니고도 경제 제재로 인해 별다른 수출 이득을 거두지 못해왔다. 이번 회담에서도 이란의 수출 가능액은 현행 수준으로 동결됐다. 국제 은행에 묶여 있는 원유 대금 42억달러의 송금은 가능해졌지만 이마저 월 9억달러씩 협정 이행 추이에 따라 지급된다. 하지만 10여년 만의 '해빙 무드'에 금 등 귀금속과 자동차 부품, 각종 석유화학 제품 등 약 19억달러 규모의 수출이 가능해져 이란 주요 무역 지대에 새로운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란은 서방의 제재 이후 환 가치가 80% 이상 급락하고 인플레이션이 촉발되는 등 경제난에 시달려왔다. 이번 조치로 달러가 유입되며 이란 경제에 조금씩 활력이 돌기 시작한다면 로하니 대통령의 개혁과제도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그만큼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번 합의에 따라 국제 유가의 영향도 예상된다. 'P5+1' 2차 협상에서 이란 핵 협상 타결의 기대감이 높아졌던 8일 브렌트유가 급란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란 제재가 완전히 해소될 경우 브렌트유의 배럴당 가격이 12달러 정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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