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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창동예술촌 '상상길', 가을빛 내려앉은 골목으로 예술인과의 동행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예술촌 입구에 조성된 ''상상길''에 쓰인 이름을 한 방문자가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노란색 5개 블록에는 포미닛 멤버의 이름이 있다. 상상길은 오는 10월 말까지 사진에 보이는 골목의 끝까지 155m 구간에서 완성된다.


창동예술촌 골목의 ''개미''를 형상화한 붉은색 아치(마산의 조각가 문신의 작품·왼쪽 사진), 도시재생어울림센터 앞에 있는 느린우체통.

마산 원도심 역사성 살려 예술인의 아지트로 부활

회화·공예·패브릭아트 등 문화예술의 숨결 '물씬'

관광公 글로벌 캠페인 일환

155m 거리 바닥돌엔 외국인 2만여명 이름 새겨

색다른 볼거리도 발길 끌어

옛 도시가 살아난다. 사람들이 돌아오면서다. 산업 기반 변화, 공공기관 이전, 인구감소 등으로 침체된 도시 지역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한 재생사업이 활발하다. 지역개발과 상권활성화에 더해 문화관광사업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창원시 마산이다. 마산의 원도심에 부활 프로젝트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문화예술인들의 아지트가 되면서다. 지난주에는 여기에 '화룡점정(畵龍點睛)'이 이루어졌다. 2만3,000명의 이름이 담긴 '상상길'이 개통된 것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추진 중인 '도시재생사업'이 '관광'이라는 날개를 달았다. 관광은 곧 사람들이 모인다는 의미다. 마산의 창동예술촌은 '상상길'을 날개로 날 듯하다. 한국관광공사와 지자체들의 협력사업의 대표인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을 다녀왔다.

◇사람들이 모여드는 창동예술촌=마산·창원·진해가 통합 창원시로 합쳐지기 전의 마산시 창동은 지역의 중심이었다. 동네 이름부터가 '창동(倉洞)'이다. 이 이름은 대개 조선시대 국가가 운영하던 창고가 있는 곳에 붙는다. 창동에는 조선 후기 경상도의 세곡미를 보관하던 창고가 있었다고 한다. 이는 지역 정치·경제의 중심지였다는 의미다. 일제시대에는 남해안의 대표적인 항구로서 흥청거리는 마산의 배후지역이었고 6·25 한국전쟁 이후에도 피난민이 몰려들었다.

문화예술인들 역시 창동으로 모였고 독특한 지역색을 만들었다. "창동거리는 화방이 많았고 예술가들의 아지트로 유명했다"는 것이 창동을 안내한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이다. 창동거리의 전성기는 1980~1990년대 중후반까지다. 국내 첫 자유무역항인 마산항과 제조업 활황은 창동거리도 번성하게 했다. 한때 1㎞ 남짓한 이 거리에 극장이 7개, 백화점이 3개나 있었단다. 이후 창동이 쇠퇴하기 시작하는데 이는 우리나라 도시 내부의 흥망성쇠와 다르지 않다. 마산·창원·진해가 통합하면서 공공청사가 이전되고 마산항의 역할까지 줄어들었다. 더불어 주변에 신시가지가 개발되면서 창동은 '구도심'으로 슬럼화됐다.

반면 통합 창원시의 출범은 마산 원도심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하는 사건이 되기도 했다. 마산에도 뭔가 중요한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다. 지자체와 지역민의 노력은 창동을 '창동예술촌'으로 다시 부활시켰다.

창동예술촌은 불종거리와 부림시장 사이 4만㎡(1만2,000평) 정도의 공간이다. 2012년 창동상가 뒤 골목을 중심으로 오래된 빈 점포를 재활용해 50여명의 문화예술 작가들이 입주하면서 시작됐다. 경비를 줄이기 위해 일부 임대료를 지자체가 보조했고 건물주들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4년여의 노력 끝에 창동예술촌은 말 그대로 '예술가들의 거리'로 재탄생했다. 에꼴드 창동골목, 마산예술 흔적 골목, 문신 예술골목 등 이름만 들어도 신기한 골목들에는 회화, 도자기, 유리공예, 패브릭아트, 포토, 미디어, 애니메이션, 생활공예(쵸크·포크·냅킨아트·에코크래프트), 천연염색, 토우(土偶) 등 공방과 판매점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관광을 상상하는 '상상길'=지난 16일 창동예술촌 입구에서는 '상상길' 개막식이 열렸다. 외국인들의 이름 2만3,000개를 바닥돌에 새겨넣은 폭 4m, 길이 155m 거리에 새겨놓는 사업이다. 현재는 30m가 진행됐고 10월 말까지 완료된다.

한국관광공사가 진행 중인 2015년 글로벌 캠페인 'Write Your Name in Korea(당신의 이름을 한국에 새겨보세요)'의 일환으로 전세계인들이 한국관광에 대한 상상을 직접 실현하는 사업이다. 이름 새기기를 원하는 온라인 참여자는 캠페인 시작 한 달 만에 3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이 중 일부만이 상상길에 자신의 이름을 남길 행운을 얻었다.

이날 개막 행사에는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과 안상수 창원시장 등 지역관계자들이 참여했다. 국내 연예인으로서는 걸그룹 포미닛이 참석했다. 포미닛 5명은 입구 앞의 블록에 이름을 새겼다.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국내 연예인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외 대부분은 한국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이다. 때문이 이름은 모두 알파벳으로 새겨졌다.

우병희 관광공사 브랜드마케팅팀장은 "연예인 등 유명인이 아닌 일반인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거리는 이번 창동예술촌 상상길이 세계에서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상길이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는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시재생사업과 관광의 즐거운 동행=세계최초라는 상상길이 마산의 원도심에 자리잡은 이유는 해당 장소의 상징성 때문이다. 창동예술촌은 전국 거리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상상길'을 유치했다고 한다. 특히 도시재생의 기반 위에서 탄생한 문화와 예술의 중심으로서 창동예술촌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는 것이 지역주민 삶의 질 향상으로도 이어진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문화와 예술이라는 테마가 상상길의 취지에 부합하며 관광지를 지방으로 확산한다는 차원에서 상상길을 창원에 조성했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틀에서는 쇠락한 원도심을 부활한다는 사업과 관광은 뗄래야 뗄 수 없다. 도시 활성화를 위해서는 사람들이 몰려들어야 하고 이는 관광진흥을 통해 이뤄진다. 국가적으로는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한 관광 수요를 지방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지역에 볼거리를 만드는 셈이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은 지난해부터 국토교통부가 추진한 '도시재생 선도지역' 대상지로 선정돼 지역개발이 추진 중이었다. 문신·이은상 등 지역예술가들이 활동했던 원도심의 역사성을 살려 기존 골목길을 활성화한다는 차원이다. 이런 의미에서 '상상길'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이벤트인 셈이다.

덧붙여 상상길에 쓰인 이름은 거의 전부 외국인이다. 외래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차원에서 사업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의 '상상'을 자극할 수 있는 새로운 테마길도 활성화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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