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할부로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은 금융회사별로 금리를 꼼꼼히 비교해봐야 할 듯하다. 카드ㆍ캐피털 등 여신전문금융사의 할부금융 실제금리가 고객의 신용등급이 같더라도 회사에 따라 최고 2배가량 차이 나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자동차대출(오토론)로 새 차를 살 때는 여전사보다 평균 금리가 낮은 은행권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금융감독원은 29일 자동차 할부금융을 주제로 한 '금융소비자리포트 2호'를 발간하며 회사별 금리 비교와 소비자 유의사항 등을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현재 취급잔액이 1조원 이상인 국내 여전사 8곳의 신차 할부금융 평균 금리는 5.1~10.2%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고객의 신용등급이 같아도 회사별로 금리가 최고 2배 이상 벌어진 것이다. 아주캐피탈이 5.1%(2.1~11.2%)로 가장 낮았고 현대커머셜은 10.2%(7.8~11.0%)로 가장 비쌌다. 현대캐피탈ㆍ우리파이낸셜ㆍ신한카드 등 나머지 6곳은 8% 내외의 금리 수준을 보였다. 금감원은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이들 여전사가 취급한 상품(대출기간 36개월, 원리금 균등상환 상품) 중에서 신용등급 5등급인 소비자의 금리 자료를 취합해 평균금리를 구했다.
자동차대출(오토론)의 경우 신한ㆍ우리은행 등 은행권의 신차 대출상품 금리가 5.4~8.3% 수준으로 여전사(8.9~9.5%)보다 저렴했다.
중고차 금융상품은 은행과 여전사 모두 신차에 비해 금리 수준이 높았다. 특히 여전사의 경우 중고차 대출금리는 17.5~24.5%, 할부금융 금리는 17.3~25.6%로 신차 금융상품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회사별로 보면 RCI파이낸셜의 할부금융 금리가 17.3%로 가장 낮았고 우리파이낸셜은 25.6%로 가장 높았다.
금감원은 한편 오는 3월부터 여전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수수료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사라진 취급 수수료는 할부금융 금리에 반영된다. 이렇게 되면 회사별 할부금리는 신차 기준으로 지금보다 2%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그동안 자동차 할부 금융소비자의 대표적인 민원 사례였던 취급수수료 분쟁은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일부 여전사들은 할부금융 상품을 판매할 때 고객에게서 기본 금리 외에 취급수수료 명목으로 선이자를 별도로 떼어왔다.
김용우 금감원 소비자보호총괄국장은 "소비자의 편익을 떨어뜨리는 취급수수료를 폐지하고 이를 금리에 반영하도록 했다"면서 "향후 검사를 통해 이행실태를 점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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