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축구 감독들이 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 중순부터 줄줄이 해고의 공포에 떨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 4연속 월드컵축구 본선 진출이라는 큰 선물을 안겨준 아르헨티나 출신 가브리엘 칼데론 축구대표팀 감독이 20일(한국시간) 경질설에 휘말렸다. 아시아축구연맹 웹사이트(www.the-afc.com)에 따르면 사우디 축구협회는 칼데론감독을 마르코스 파케타(브라질) 알 히랄 감독으로 바꿀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가 '감독들의 무덤'으로 유명하긴 하지만 이번에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평이다. 사우디는 월드컵축구 예선을 치르는 도중 감독을 2명이나 갈아치웠다. 세번째 감독인 칼데란은 아시아 최종예선을 무패로 통과했기 때문에 당연히 내년 월드컵 본선에서도 지휘봉을 쥘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최근 카타르 도하에서열린 서아시아게임에서 4위에 그치는 바람에 직장을 잃을 위기에 몰렸다. 각국 프로축구팀 감독 가운데도 해고자가 줄을 잇고 있다. 스페인 프로축구(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의 반데를레이 룩셈부르구(53) 감독은 성적 부진 때문에 친정 팀인 브라질 산토스로 자리를 옮겼다. 독일 분데스리가 감독 중 3명도 이달 해고됐다. 샬케04와 뒤스부르크에 이어 FC쾰른도 최근 감독 해임을 발표했다. 반면 국내 분위기는 지난 8월 월드컵 예선 도중 국가대표팀 감독을 경질하는 소동을 겪은 뒤로는 따뜻하기만 하다. 신임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세 차례의 평가전을 성공적으로 치른 뒤 18일 고향네덜란드로 휴가를 떠났다. 프로축구 K리그 감독들 중에서도 한겨울에 직장을 잃는이들은 없을 전망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올해 계약기간이 끝나는 박종환(대구), 파리아스(포항) 감독은 이미 재계약을 끝냈고 김정남(울산) 감독도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프로축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중동과 달리 한 겨울에 감독을 자르는매정한 행동은 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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