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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유로화, 16년 전으로 회귀

强달러에 ECB 양적완화 기대감

9년래 최저치 1.1762弗까지 하락

수출 비중 높은 신흥국 부담 가중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가 16년 전 처음 도입됐을 때의 시세에 근접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최근 유로화는 달러 강세에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적인 대규모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으로 하락세를 거듭하는 상태다. 이에 따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거나 대유로존 서비스수지 적자를 보는 국가들의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유로·달러 환율은 영국 런던 외환시장에서 한때 약 9년 만의 최저치인 1.1781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유로화가 공식 출범한 지난 1999년 1월4일의 장중 첫 거래환율인 1.1747달러(종가 1,182달러)에 근접한 것이라고 CNBC는 전했다.

최근 유로화 약세는 기본적으로 미국 경기호전에 따른 달러화 강세에 기인한다. 여기에 더해 ECB가 오는 25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경기를 살리기 위해 국채 매입을 비롯한 전면적 양적완화(QE) 정책을 추가로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 최근 불거지면서 8일 유로·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이 촉발됐다.

QE가 실행되면 유로화 약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유로존 내 금리가 떨어져 투자자들이나 주요 금융기관 등이 상대적으로 금리인상과 경기회복이 기대되는 미국 자산을 매입해 달러화 강세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이체방크의 외환담당 전략가인 앨런 러스킨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과거에는 유로화에서 자본이 유출되면 캐나다달러나 호주달러로도 (투자자가) 이동하기도 했지만 이들 통화는 (자국 경제의 주된 수입원인)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빛을 잃었다"며 "자본은 계속 미국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밝혔다.



QE가 실행되면 유로화 약세가 잠시 멈출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뉴욕 소재 금융투자기관인 브라운브러더스헤리먼의 외환담당 선임전략가인 마크 챈들러는 "(과거 미국에서도) QE가 시작됐을 때 우리는 달러를 사들이고 채권은 팔았다"며 "유럽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로화 약세가 잠시 주춤하더라도 일시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유로화 약세는 유로존 기업들의 수출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역내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유도해 불황에 빠진 유럽 국가들의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특히 그리스·이탈리아 등 관광수입 의존도가 큰 국가들일수록 유로화 약세의 수혜 대상이 될 수 있다. 이탈리아 관광청의 유제니오 마그나니 이사는 "미국 경제가 강한 올해 밀라노에서 엑스포를 열면 더 많은 미국인들이 이탈리아를 방문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국인들이 (강달러와 약유로 덕분에) 이탈리아 여행비용을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유로화 약세는 상대적으로 현지에 제품과 서비스를 수출하는 해외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려 유로존 수출 비중이 높은 나라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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