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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30대가 이끈다] 대출 편해지고 분양 쏟아져… 전세난 피해 구매대열 속속 합류

입지 좋은 수도권 분양단지 30대 계약비율 30~50% 달해

경매시장 참여도 크게 증가

외곽지역 연립·다세대 몰려 주거수준 하향평준화 전망도

지난 6일부터 문을 연 GS건설의 ''청라 파크자이 더 테라스'' 모델하우스에 내방객들이 줄을 선 채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분양시장은 물론 기존 주택시장에서 30~40대가 새로운 주력 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서울경제DB


# 대우건설이 지난해 12월 계약을 진행한 경기 이천 설봉 3차 푸르지오는 주택시장의 세대교체를 보여주는 단지다. 총 554가구의 56%에 이르는 311명이 모두 30대였다. 40대의 비중도 29%(159명)에 달했다. 오는 2016년 11월 입주가 시작되면 80%가 넘는 입주민이 모두 비슷한 연령대로 구성되는 셈이다. 대우건설의 한 관계자는 "전용면적 59~84㎡의 중소형으로 이뤄진데다 3.3㎡당 920만원대의 저렴한 분양가까지 겹쳐 인근 SK하이닉스 직장인들의 수요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30대가 중심이 된 주택시장의 키워드는 실수요·수도권·중소형이다. 이들 30대의 경우 치솟는 전세난에 늘어난 대출지원, 여기에 신규 분양 아파트가 쏟아지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주택시장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거래 주도하는 '실수요의 힘'=서울경제신문이 최근 분양한 아파트 단지들의 30대 계약자 비율을 조사한 결과 30대의 비중이 30~50%가량인 단지는 주로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단지였다. 경기 수원 호매실의 호반베르디움 1차의 경우 40%를 30대가 계약했으며 광교신도시의 힐스테이트 광교 오피스텔 역시 전체 계약자의 27%가 30대였다. 이 같은 30대의 비중은 지난해 수치보다 높은 것이다.

광교신도시 일대 E공인 관계자는 "아이가 입학할 때쯤이면 이사가 점차 더 힘들어지니 비싼 서울 전세보다는 차라리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하려는 젊은 부부가 최근 많이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아파트 매매보다 연립·다세대주택 매매에 30대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수도권 전세시장 분석자료를 보면 지난해 서울 내 소형 연립의 거래량이 전년 대비 43.6% 늘어나면서 아파트 증가율(31%)보다 더 많은 거래량을 나타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하고 있는 윤모(30)씨는 "현재 1억8,000만원 전세로 살고 있지만 내년 계약이 끝나는 대로 비슷한 가격대의 빌라를 사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 경매시장에도 30대 증가 눈에 띄어=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계층이 참여하는 법원 경매시장에도 30대를 주축으로 한 30~40세대의 참여가 늘고 있다.



부동산 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은 지난 2월 전국 경매지수(주거시설, 업무·상업시설, 토지, 공업시설 전체)를 산출한 결과 낙찰된 물건 1건당 평균 응찰자가 전달보다 0.5명 늘어난 4.5명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2006년 11월(4.5명) 이후 8년3개월(9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젊은 계층의 참여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감정가 1억~2억원대의 전용 60㎡ 이하 아파트 경쟁이 치열한데 이는 실수요가 목적인 30~40대의 유입이 한 원인으로 보인다"며 "단가가 좀 낮은 소형 오피스텔 같은 경우 투자 목적으로 경매에 참여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30대, 주택시장 계속 이끌까=현재의 인구구조상 30대로의 세대교체는 주택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분석되고 있다. 신규로 주택구매 수요가 늘면서 실수요 중심의 거래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이 주택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은퇴 이후 새로운 수익을 기대하는 베이비부머가 주도하고 있는데다 중대형 아파트도 높은 가격으로 인해 30대에 진입장벽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시장 세대교체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일부 젊은 세대는 빚을 져서 아파트를 구입하고 나머지는 주거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단독·연립·다세대주택으로 밀려나는 상황은 '하향 평준화'로 볼 수 있다"며 "현재 정부 정책이 주로 주택을 재테크 수단으로 보는 실버 세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젊은 층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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