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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盧-怒
입력2003-07-02 00:00:00
수정
2003.07.02 00:00:00
강원도 춘천외곽지역에서 마을 이장을 맡고 있는 60대후반의 이모씨는 지난 대선에서 서울서 직장생활을 하는 자식의 권유로 노 대통령을 선택했다. 마을사람들을 상대로 노 대통령의 운동원아닌 운동원노릇까지 하며 적극적 지지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요즘 “자식 때문에 대통령을 잘못찍은 것 같다”는 푸념을 하고 있다.
그는 최근 경제 및 사회 현상이 너무 혼란스럽고 어려운데 더 걱정스러운 것은 뚜렷한 비전마저 보이지 않아 나라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노 대통령을 지지토록 했던 것 때문에 마을에서 핀잔까지 듣고 있다고 그는 하소연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30일 개막한 `참여정부 경제비전에 관한 국제세미나`에서 국민소득 2만달러시대를 하루 속히 열어야 한다며 그 성장전략으로 다섯가지를 꼽았다.
기술혁신과 시장개혁, 문화혁신과 동북아 경제중심으로의 도약, 지방화 전략이 그 것이다. 그러나 이들 전략은 선뜻 와 닿지 않는다는 것이 많은 기업인들의 시각이다.
일부에서는 “위기상황속에서 뜬구름만 잡고 있는 것 같다”라는 혹평을 하고 있다.
올 경제성장률이 3%안팎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최근의 경제환경은 IMF이후 최악이라는 평가다. 재래시장엔 손님이 뚝 떨어졌고 산업공단지역내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속에 내수는 물론 수출마저 쉽지않다.
잇따른 파업과 무원칙한 대처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정부의 어설픈 대응은 결국 대기업들이 “이런식이 계속된다면 공장을 해외로 옮길수 밖에 없다”는 협박(?)까지 할 정도였다.
노 대통령은 지난 4월 3급이상 공직자들과 인터넷 조회를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의식개혁`을 목적으로 10여차례의 특강을 주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해오고 있다.
정작 산업이나 생활현장은 지난달초 경기지역의 튼실한 제약회사와 국정과제회의를 위해 방문한 대구지역 산업체를 잠시 찾은 것이 유이하다.
이러다보니 기업인과 상인들은 “대통령이 민생경제를 직접 챙기겠다고 해놓고 공무원들과 토론만 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대통령이 과연 기업과 민생현장의 심각한 현실을 제대로 알기나 하는가”라는 우려속에 분노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정치에는 무관심했던 시골 노인네들까지도 나라걱정을 하도록 하고있는 현 상황은 분명 안타까운 현실이다. 흔들림없는 원칙과 확실한 리더쉽을 바탕으로 어려운 민생현장을 직접 느끼며 서민들의 고통을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뜨거운 열정이 아쉽다.
<남문현(정치부 차장) moon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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