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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 진화론에 대한 기존 상식 뒤집기

[화제의 책] 빅 브레인 (게리 린치ㆍ리처드 그레인저 지음, 21세기북스)


미국 유명 드라마 '히어로즈(Heroes)'에는 많은 초능력자들이 등장한다. 하늘을 나는 능력부터 독심술은 물론이고 순간이동(Teleport)까지 다양하다. 이들 중 사일러(Sylor)라는 캐릭터는 악당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인기 많다. 그의 초능력은 단연 돋보이기 때문이다. 다른 초능력자들의 뇌를 잘라내 그 구조를 들여다 보면 그 능력의 작동원리를 파악해 흡수할 수 있는 인물이다. 허무맹랑한 영화적 상상력이라 웃어넘기겠지만, 인간 뇌에 대한 탐구는 드라마 속에도 빈번히 등장할 만큼 흥미로운 주제다. 뇌 과학과 정신분석학 분야에서 새로운 학설을 주장해 '별종'으로 통하는 저자들은 인간의 뇌에 대한 흥미로운 가설을 제시하며 독자를 유혹한다. 이들은 인간의 뇌와 진화론에 대한 독창적인 질문을 던지며 기존의 상식을 뒤집는다. 이야기는 아프리카 내륙지방인 '보스콥'이란 작은 동네에서 시작된다. 20세기 초반 보스콥에서 기이하게 생긴 두개골이 발견됐다. 3만년에서 1만년 전 지구에 생존했다가 흔적을 감춘 이들을 학계에선 '보스콥인'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왜 작은 두개골 하나에 학계가 주목했을까. 이 두개골은 현존하는 인류의 뇌보다 무려 30% 가량 용량이 큰 것으로 판명됐다. 인간의 지적 능력보다 더 월등한 종이 존재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기존의 학설과 달리 인간보다 더 뛰어난 호미니드(Hominidㆍ사람 및 사람과 비슷한 동물의 통칭)가 존재했다는 사실에 학계는 흥분했다. 보통 사람의 뇌는 1,100~1,500cc인데 보스콥인은 1,800~1,900cc로 추정돼 인류보다 더 월등한 존재였으리라는 의견이 제시됐던 것. 하지만 이러한 학설은 정통 학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주류에서 밀려났다. 저자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고 비주류의 편에 서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현세 인류보다 더 뛰어난 종이 있었으며 보스콥인이 바로 그들이라는 게 확고한 믿음이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인류의 뇌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으며 결국 보스콥인과 비슷한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의 지능과 뇌 진화의 미래는 여기에 있다고 단언하고 있다. 뇌의 비밀을 풀어내기 위해 저자들은 역사ㆍ과학ㆍ인공지능ㆍ언어 및 신경과학까지 동원해 다각적인 측면에서 뇌 구조를 조망한다. 특히 책의 2장에서 정신(마음)은 뇌의 작용이고 뇌 회로는 단순하다는 주장을 피력한다. 쉽게 말해 텔레비전이나 아이폰의 회로를 분석하듯 뇌 회로를 제대로 파악하면 뇌 회로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설명할 수 있다는 논리다. 더 나아가 뇌 회로의 한계와 결함을 진단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수리도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드라마 '히어로즈'의 악당 '사일러'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결국 이 책을 통해 저자가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일까. 여러 전문 용어와 복잡한 이론을 거론 하지만 답은 간단하다. 뇌의 진화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면 인간에게 더 유용한 것들을 얻어낼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인간의 기억 용량을 증대시키는 문제 등 현대 의학의 주요 이슈를 전문가의 시각으로 풀어냈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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