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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마케팅 미술에 길을 묻다

프라다, 내달부터 경희궁서 '트랜스포머' 프로젝트<br>에르메스도 배영환 작가에 쇼윈도 디스플레이 맡겨<br>대중과 예술로 소통··· '믹스앤매칭' 시도 잇달아

조각가 겸 설치작가 배영환이 디스플레이 한 2009년 에르메스 봄 패션

경희궁 내 프라다 트랜스포커 건출물에서 진행될 미우미우의 스커트전시

명품 브랜드들이 미술의 힘을 빌려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프라다, 에르메스와 같은 명품 브랜드들이 매장 디스플레이를 화가에게 일임하는가 하면, 재단과 미술관을 운영하면서 마케팅과 미술의 믹스앤매칭(Mix&matching)을 시도하고 있다. 이 같은 시도는 이윤을 대중과 공유한다는 메세나 차원의 고품격 마케팅효과를 거둘 수 있어 불황기 마케팅 자제 관례에도 불구, 명품 브랜드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라다의 움직이는 건축물=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는 4월부터 5개월간 경희궁에서 '프라다 트랜스포머(PRADA Transformer)'프로젝트를 진행한다. 4면체로 된 회전형 건축 구조물을 굴려(?) 움직이면 육각형ㆍ십자형ㆍ직사각형ㆍ원형의 각 면이 바닥과 벽, 천장으로 '변신'한다. 세계적인 건축가 렘 쿨하스가 설계했다. 서울에서 처음 열리는 이벤트로 세계 각국에 프라다 뿐 아니라 한국의 고궁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다음달 25일 열리는 첫번째 행사는 프라다의 디자이너 미우치아(Miuccia)가 그동안 선보인 '작품 같은 스커트' 전시로 시작된다. 6월26일부터는 구조물이 영화관으로 바뀌어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선별한 영화들이 상영된다. 마지막 행사인 '비욘드 컨트롤'은 프라다 재단이 소장한 현대미술작품을 전시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예술가가 꾸민 매장=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신사동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를 비롯한 9개 매장의 쇼윈도 디스플레이를 작가 배영환씨에게 일임했다. 배씨는 지난해와 올해 '에르메스 미술상' 후보였다. 일년에 4번 바뀌는 에르메스의 윈도우 장식은 시즌 컨셉과 철학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단순한 진열이 아니라 예술활동이라는 게 에르메스의 주장이다. 공공미술에 관심이 많은 설치작가 배영환씨는 '작은 일탈'을 주제로 하얀 구름이 떠있는 파란 하늘 속 봄의 컬러를 표현했다. 작가는 "우리를 가둔 바쁜 일상의 톱니바퀴를 예쁜 자전거 바퀴로 연상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현대인의 심정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에르메스 측은 "제품이 전시되는 윈도우 공간은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이라며 "제품의 주소비층인 소수 상류층만이 향유하는 미술이 아닌 공공적 차원의 미술이라는 차원에서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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