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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슈퍼리치 "유럽 쇼핑 중"

유로화 약세로 부동산·기업 매물 가격 급락하자 앞다퉈 매입

양적완화로 유럽경제 회복세… 부동산 수익률 亞보다 월등

中·홍콩 부호, 호텔 등 눈독

아시아인 유럽 부동산 투자 1분기 86억弗… 2년래 최대


아시아 부자들이 돈 보따리를 싸들고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다. 유로화 약세로 유럽 부동산과 기업 매물 가격이 크게 떨어지자 아파트와 호텔 등을 앞다퉈 사들이며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싱가포르의 헤지펀드 업체 불페스를 운영하는 스티븐 디글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투자처를 물색하기 위해 독일 플렌스부르크의 소도시를 방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디글 CEO는 이미 독일에서 1,200여채의 아파트를 사들였고 앞으로도 유럽 부동산 투자를 더욱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공격적 투자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27억달러의 수익을 낸 디글은 "유럽 경제가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고 유로화는 앞으로도 다른 통화에 비해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회를 기다리기보다는 바로 움직이는 게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해외부동산 투자 컨설팅 업체 CBRE에 따르면 유럽 부동산에 대한 아시아인들의 투자는 올 1·4분기에만도 86억달러(약 9조6,000억 원)를 기록해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월에는 삼성전자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인 삼성SRA자산운용이 1990년까지만 해도 독일 최고층 빌딩이었던 프랑크푸르트의 32층짜리 실버타워를 사들였고 중국의 최대 민간기업 포슨그룹은 최근 프랑스의 세계적 리조트체인 클럽메드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포슨그룹은 2010년 이후 해외 자산을 사들이는 데 총 250억달러를 투자했다. UBS그룹의 수석 투자자문가인 사이먼 스마일스는 "중국과 홍콩 고객들이 호텔 등 유럽 부동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특히 최고 부호들은 유럽의 럭셔리브랜드나 호텔을 사들이는 데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아시아 부자들이 앞다퉈 유럽 자산을 사들이는 것은 자국 통화에 비해 유로화 가치가 크게 하락하면서 싼값으로 유럽 자산들을 매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개월간 태국 밧화에 비해 유로화 가치는 8%나 떨어졌고 인도 루피화와 말레이시아 링깃화에 비해서도 각각 약세를 보였다. 유로화 약세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양적완화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면서 유럽 경제가 다시 살아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로화는 최근 몇달 사이 미국 달러화에 대해서도 가치가 뚝 떨어졌다. 3월만 해도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1.0458까지 하락하면서 '패러티(1유로=1달러)' 가능성이 제기됐다.



유럽의 부동산 수익률이 높고 아시아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다는 점도 아시아 부자들이 유럽을 찾는 이유다. ING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독일 프랑크푸르트 은행지구의 프라임오피스 초기 수익률은 4.6%에 달했다. 같은 기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사우스액시스 오피스의 수익률은 5.3%, 이탈리아 밀라노 CBD 오피스의 수익률도 5.6%로 아시아 지역보다 월등했다.

유로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아시아 부자들의 유럽 투자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에서 유한회사 NQ인터내셔널을 운영하는 누어 퀵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그리스 문제 등으로 투자자들이 조심하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유럽 투자는 돈을 벌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아시아 투자자들이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글 CEO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현재 싱가포르달러, 중국 위안화로 15%나 싸게 유럽 자산을 살 수 있다"며 "가능한 거래를 계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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