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미국 '꿈의 직장' 자포스 직원 14% 줄사표 왜?

관리직급 없는 '홀라크라시' 도입… 210명 퇴직 결정


지난 1999년 창립돼 미국 최대의 온라인 신발·의류 쇼핑 업체로 성장한 자포스(Zappos)는 미국인들 사이에서 '꿈의 직장'으로 불린다. 놀이터 같은 사무실과 격의 없는 의사소통 등 자유로운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2010년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좋은 100대 직장' 가운데 15위에 올랐다. 이런 기업에서 최근 '상사 없는 회사 구조'를 만들겠다는 인사실험이 진행돼 이로 인해 전체 직원의 10% 이상이 무더기로 사표를 내는 등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월 토니 셰이 자포스 최고경영자(CEO)는 제한적 인원으로 1년간 시행해온 '홀라크라시(holacracy)' 사업구조를 오는 4월 말까지 전사적으로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홀라크라시란 직책과 직위를 없애는 대신 역할과 책임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수평적 조직체계'를 의미한다. 1967년 아서 쾨슬틀러의 심리철학서 '기계 속의 유령(The Ghost in the Machine)'에 나오는 단어이자 자율적이고 자급자족적인 결합체를 뜻하는 '홀라키(holachy)'가 어원이다. 홀라크라시 구조는 수직적 형태의 '하이어라키(hierarchy) 구조가 야기하는 의사결정 지연과 이에 따른 저생산성을 극복하고 직원 개개인의 창조성을 살리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홀라크라시의 운영원리는 다음과 같다. 직책과 직위가 없는 직원들이 각각의 목적에 따른 자기 결정 조직인 '서클'을 만들고 여기서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결정한다. 각 서클 간 업무조정은 프로젝트 매니저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링크'들이 맡는다. 셰이 CEO는 이 같은 인사혁신이 직원들을 "사업가처럼 행동하게 함으로써 더 많은 아이디어 및 공동 연구, 혁신 등을 창출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혁신안에 가장 반발하는 층은 기존 관리직이다. 당장 자신들의 직책이 사라진데다 임금삭감에대한 두려움까지 겹치면서 퇴직을 결심하는 이들이 급증했다. 셰이 CEO의 발표 후 전체 직원 1,500명 가운데 14%가량인 210명이 줄사표를 냈다고 WSJ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홀라크라시 도입에 따른 득실이 갈린다고 말한다. 개개인의 창의력을 발현하는 데는 이상적이지만 '회의만을 위한 회의'를 반복하는 등 의사결정 권한의 공백에 따른 폐해도 크다고 지적한다. 10년 전 처음 도입된 홀라크라시를 지금껏 시도한 기업은 약 300곳이며 이 가운데 1년도 안 돼 포기한 곳이 20%에 달한다고 WSJ는 전했다.

셰이 CEO는 제도 도입 초기의 혼란과 관련해 "(퇴직 의사를 밝힌 14%와 달리) 86%의 직원들은 (퇴직금이라는) 쉬운 돈벌이 대신 회사와 함께하기를 선택했다"며 앞으로 2~5년간의 과도기를 거쳐 제도를 정착시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