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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심상찮은 수출 대비책 서두르자


김도훈 산업연구원장


1.0, 3.3, 4.5, 8.0, 10.9. 지난 5개월간 우리나라 수출의 지난해 같은 달 대비 감소율이다. 감소한다는 것 자체가 예외적으로 취급 받던 우리 수출의 성적으로는 믿어지지 않는 수치들이다. 감소폭이 점점 더 가팔라진다는 것은 더욱 큰 문제다. 지난해까지 우리 경제성장의 절반 이상을 수출에 의존해왔던 만큼 국내외 전망 기관들이 우리 성장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만큼 우리 경제의 사정이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中 성장둔화에 엔저까지 덮쳐

수출이 왜 이렇게 부진할까.

먼저 생각되는 것은 역시 세계경제의 성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고 세계경제 성장보다도 무역 증가율이 더 낮아지고 있는데다가 우리의 주력시장인 중국 경제가 성장에 급브레이크를 밟고 있는 등의 외부적 요인들이다. 최근 몇 년간의 엔저를 이용한 일본 주요 산업들의 세계 시장 공세 전환도 우리 수출을 약화하는 요인이다. 더욱이 우리 수출산업의 경쟁력 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됐던 저유가 추세도 단기적으로는 주력산업인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의 수출액을 대폭 줄이는 효과를 불러오고 말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수출이 부진에 빠지게 된 데는 그동안 쌓여온 우리 산업 내부의 구조적 요인들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어 더욱 걱정스럽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00년대 말 금융위기 이후 우리 수출의 세계 수입에 대한 적응력(탄성치)이 상당히 떨어지고 있다. 2012년 이후 지난해까지 우리 수출의 평균 증가율이 1% 미만에 그친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셈이다.

수출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 요인들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첫째, 주력산업들의 해외생산이 본격화된 점이 눈에 띈다. 자동차·휴대폰·반도체 등 우리 수출을 이끌어왔던 산업들이 국내보다 해외생산 비중을 더 높이고 있다. 문제는 이들 해외진출산업에 대한 부품수출이 현지 조달 확대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우리 경제가 성숙해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저하되는 반면 우리 수출의 세계교역 비중은 높아져 수출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셋째, 우리 수출이 지나치게 몇몇 산업에 집중돼 있는 점도 지적된다. 문제는 이 산업들이 가장 심하게 중국의 추격에 위협 받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시장에서는 중국·일본의 양면공격을 받고 있고 중국 시장은 위축되는 상황이다.

신산업 발굴·원화강세 상쇄조치 시급

수출 회복을 위한 대책은 무엇일까. 상투적으로 언급돼온 수출산업의 고도화, 제품의 고급화, 수출시장·수출제품의 다변화 등은 당연히 지속 추진돼야 할 과제다.

위에서 언급한 구조적 요인들을 감안해 더 중장기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하겠다. 우선 주력산업 외의 새로운 수출 신산업을 발굴해야 한다. 후보가 없지는 않다. 화장품, 의료용 전자기기,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 제조용 장비, 이차전지 등이 이미 이런 대열에 들어섰다. 다음으로 국내에서의 기업 활동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생산·투자·수출 모든 면에서 지나치게 규제가 강하지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우리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더는 방치해서는 곤란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올 들어 크게 느껴지는 엔저 효과를 감안해 무역흑자 때문에 발생하는 원화 강세 압력을 상쇄할 조치가 강구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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