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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0월 28일] 철도 르네상스를 넘어

우리 철도가 지난 1899년 경인선을 개통한 이래 110돌을 맞았다. 한 세기를 뛰어넘어 축적된 철도산업의 역량과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시대의 화두가 만나면서 '철도 르네상스'를 꽃피울 수 있는 환경이 무르익고 있다. 우리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개통된 고속철도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시속 350㎞급 고속열차 제작기술을 보유했다. 시속 400㎞급 차세대 고속열차와 한국형 틸팅열차ㆍ자기부상열차 등 미래를 주도할 첨단 철도기술도 우리의 힘으로 하나하나 개발되고 있다. 전국토 1시간내 도달 가능해야 또한 기후변화와 화석연료의 고갈 등으로 저탄소 녹색교통수단의 가치가 커지면서 철도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요한 이유는 에너지 효율성에 있다. 교통 부문은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량의 21%,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의 20%를 차지하는데 철도는 항공기의 27배, 고속버스의 29배의 에너지 효율성을 갖고 있다. 철도의 CO₂ 배출량은 이들 교통수단의 8%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2004년 4월 KTX 개통은 철도의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이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러나 철도가 저탄소 녹색교통수단으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하려면 철도 고객인 국민에게 보다 매력적이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고속철도 개통 이후 철도는 도로ㆍ항공 교통에 비해 상당한 속도경쟁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고속철도를 제외한 일반철도는 아직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미래 사회에는 시간가치가 가장 중요해진다. 고객의 시간을 벌어주는 교통수단이 주목받게 된다. 고속철도는 시속 500㎞ 시대를 준비해야 하며 전 국토가 고속철도망으로 연결돼 국내 어디든 철도를 이용해 1시간 안에 도달할 정도는 돼야 할 것이다. 일반철도의 경우 현재 평균적으로 시속 90㎞ 수준이나 이를 180㎞ 수준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그러나 열차 속도만 빨라져서는 한계가 있다. 이용자 중심의 철도운영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환승할 때 보행동선을 줄이고 철도를 이용해도 '문에서 문까지(Door to door)' 갈 수 있는 선진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도 스크린도어 및 안전펜스, 역사 내 엘리베이터 설치 등 교통약자의 이동편의를 증진하려 노력하고 있다. 또 철도와 철도, 철도와 버스 간의 연계 환승을 강화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고속철도 운영과 한국형 고속열차 개발 경험을 기반으로 브라질ㆍ사우디아라비아ㆍ베트남 등 해외 고속철도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근 2년간 세계 철도시장은 연평균 11% 성장했으며 지난해 시장 규모는 약 238조원에 이른다. 기후변화에 대비해 세계 각국에서 철도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투자도 확대되고 있어 해외진출 여건이 좋아졌다. 마침 해외진출을 위한 컨설팅ㆍ마케팅 활동을 위해 한국철도협회가 설립됐다. 일본해외철도기술협력회(JARTS), 프랑스의 SYSRTA 등 외국의 민간 컨설팅 기관들에 비하면 많이 늦은 감은 있다. 그러나 고속철도 등의 분야는 고급 기술을 보유한 나라가 많지 않으므로 앞으로 한국철도협회를 중심으로 활발한 민관 협력을 통해 한국 철도가 세계 시장에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연계 환승 등 이동편의 강화를 우리 정부가 지난해 광복 60주년 기념식에서 새로운 국가발전 전략으로 선포한 '저탄소 녹색성장'이 올해 6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회의에서 공식 강령으로 채택됐다. 바야흐로 저탄소 녹색성장이 세계의 보편적 가치로도 확산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철도 부흥을 이야기하고 있으나 철도 부흥을 넘어 철도가 교통과 국토ㆍ토지 이용계획을 주도하게 하는 절호의 환경과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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