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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1월 11일] 국가신용등급 관리 강화해야

국제신용평가회사인 피치사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치는 이번에 17개 신흥국가의 신용등급 전망을 조정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ㆍ대만ㆍ인도ㆍ태국ㆍ말레이시아ㆍ한국 등 6개국을 평가했는데 우리나라와 말레이시아만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피치는 다른 두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나 스탠더드앤푸어스(S&P)에 비해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한단계 더 높이 평가하고 있다. 지난 7월과 10월에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제시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어 이번 등급 전망 하향 조정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피치사는 “급격한 경기침체에 따른 은행권의 차입감소 부담 증가와 자산건전성 악화로 한국의 대외신용도가 악화될 수 있다”고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피치는 그러나 한국의 외환보유액을 감안하면 유동성 우려는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선진국을 비롯한 세계적인 경기침체, 글로벌 유동성 악화로 신흥시장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어 대외의존도가 큰 한국이 상대적으로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밝힌 대로 이번 등급 전망 조정으로 당장 피해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피치사의 등급 전망 조정 소식으로 한때 움츠러들었던 국내 금융시장이 이내 안정을 되찾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피치사의 등급 전망 조정은 우리 경제가 외부 충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사전경고라는 점에서 국가신용등급 관리를 강화해나가야 한다. 내년 4월로 예정된 피치사와의 연례협의는 물론 S&P 및 무디스 등의 신용등급 평가에도 대비해야 한다. 앞으로 국내외 여건이 지금보다 개선되지 않으면 신용등급 자체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피치사는 신용평가를 심사할 때 특히 재정건전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거시경제의 안정적인 운용과 대외 부문의 건전성을 높일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은행의 지급보증, 외화유동성 공급을 통해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지 않도록 하고 내수부양을 위한 대책의 강도도 높여나가야 한다. 은행의 건전성을 제고할 수 있는 자본확충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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