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헤라르도 폴리시타 연방 검사가 전날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엑토르 티메르만 외교장관을 1994년 부에노스아이레스 폭탄테러 사건 조사 방해 혐의로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폴리시타 검사는 지난달 의문사한 알베르토 니스만 특별검사를 대신해 1994년 아르헨티나-유대인 친선협회(AMIA)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사건을 조사해왔다.
1994년 당시 85명의 사망자와 300여명이 넘는 부상자를 낸 아르헨티나 최악의 테러로 기록된 이 사건은 10년 넘게 조사가 진행됐다. 2006년 니스만 검사는 레바논 무장세력인 헤즈볼라가 테러를 저질렀으며 그 배후에는 이란 당국자들이 있었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용의자 체포, 재판 회부 등과 관련해 10년 가까이 진행된 아르헨티나와 이란 정부 간 협상은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니스만 검사는 정부가 석유수입을 위해 이란과의 관계정상화를 추진하려고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내용의 조사 보고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그가 관련 내용을 의회에 증언하기로 한 전날인 지난달 18일 자택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되면서 그의 죽음은 아르헨티나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아직 타살 여부도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란의 소행이 아니냐는 루머까지 나돌고 있다.
사건을 이어받은 폴리시타 검사는 대통령 기소 근거로 니스만 검사의 조사내용 대부분을 증거로 채택했다. NYT는 이제 공은 재판부로 넘어갔다며 법원의 결정에 따라 페르난데스 대통령 등은 법정에 직접 출석하거나 서면조사 등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페르난데스 대통령 탄핵 사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편 아르헨티나 검사들은 정부가 니스만 검사의 사인 규명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오는 18일 대규모 행진을 계획하고 있어 정부와 검찰 간 갈등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측은 "사법 반란"이라며 검찰의 움직임을 맹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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