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가 설립한 싱크탱크 신경제학회(INET)는 23일(현지시간) 발간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 관련 보고서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실제로 25일 스페인의 2년 만기 국채금리까지 유로존 출범 이후 처음으로 7%를 돌파하고 유럽 최후의 방화벽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마저 24일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되면서 유로존 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로존 위기, 한 치 앞도 안 보인다=이날 스페인 2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7.09%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7%를 넘어도 해당 국가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지는 것을 뜻하는데 이보다 훨씬 만기가 짧은 2년물까지 7%를 돌파한 것은 투자자들이 스페인 경제상황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또 23일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강등당한 네덜란드와 독일 등에서도 이에 따른 파열음이 나고 있다. 무디스의 전망 하향 이후 첫 국채 발행 입찰을 실시한 네덜란드는 발행목표 범위(15억~25억유로)의 하단 부근인 17억6,000만유로 발행에 그쳤다.
또 독일에서는 유로존 위기 해소에 개입하다 최고 수준인 국가 신용등급이 하락할 위기에 처했다면서 재정위기국에 대한 보다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정치인들은 그리스에 대해 "유로존에서 나가라"는 압력까지 행사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연립정부 파트너인 파트릭 되링 자유민주당(FPD) 사무총장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한다면 경쟁력 강화 등으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후 방화벽 'EFSF'까지 뚫리나=유로존의 재정위기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2010년 출범한 EFSF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그리스를 넘어 스페인ㆍ이탈리아로 확산되는 위기를 막아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FSF의 현재 가용자금은 2,500억유로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는데다 신용등급이 하락한다면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해 12월6일 EFSF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한 지 한 달 만인 올 1월6일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한 바 있다. EFSF 재원 중 20.38%를 분담한 프랑스의 신용등급 하향에 따른 후속조치였다. 따라서 무디스가 독일 등 3개국의 등급을 내린다면 EFSF의 등급 하락 수순으로 이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그리스 채무 재조정설 급부상…8월20일 자금 고갈=그리스는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의 실사가 재개된 24일 2,000억유로의 채무 재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EU 관계자를 인용해 그리스가 두 차례의 구제금융에도 불구하고 채무를 상환할 능력이 없어 ECB와 다른 유로존 국가 등 공공채권단이 보유한 국채 2,000억유로의 채무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ECB와 다른 유로존 국가들은 채무 재조정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돌파구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한편 그리스의 9월 디폴트설이 나오는 가운데 영국 텔레그래프는 영국 정부의 분석을 인용해 그리스의 현금이 8월20일 바닥나면서 국가 부도 사태로 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스는 8월20일이 만기인 31억유로 규모의 채권을 ECB에 상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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