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캄보디아 공무원 사절단을 만나 우리나라의 녹색성장 정책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배출권 거래제나 목표관리제와 같은 규제 도입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한국 정부, 특히 지식경제부의 전략이 무엇이냐는 질문이었다. 이러한 개발 초기단계 국가에도 기후변화 산업이 새로운 기회이자 트렌드임을 새삼 느꼈다.
제러미 리프킨은 '3차 산업혁명'이라는 책에서 화석연료에 바탕을 둔 산업화 사회가 서서히 저문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보통신기술(ICT)과 신재생에너지가 융합된 새로운 성장의 시대, 제3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계층적 권력구조는 물러가고 수평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녹색 산업 시대가 부상한다는 것이다. 기후변화 산업은 이러한 메가트렌드의 핵심이다.
글로벌 트렌드라는 측면 외에 기후변화 산업은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제라는 점에 더욱 중요하다.
먼저 기후변화 산업은 온실가스 감축 및 적응을 위한 기술, 서비스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에 따라 관리직ㆍ금융직ㆍ교육연구직ㆍ건설직ㆍ문화방송직 등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
둘째, 기후변화 산업은 녹색기술을 통한 성장을 하면서 온실가스로 인한 환경오염을 해소한다. 세계 9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자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 구조를 지닌 우리나라에 꼭 필요하다.
셋째, 기후변화 산업은 96%의 에너지 해외의존도를 지닌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에도 기여한다. 예를 들어 에너지ㆍ발전 산업의 녹색화가 이뤄질 경우 화석연료 수입 감소와 에너지 자급률이 개선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주력 산업과 달리 중소ㆍ중견기업, 벤처기업이 핵심 주자로 등장할 가능성을 열어준다. 아울러 기성세대에 밀려 취업이 어려운 청년층의 참여를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사회 불균형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이러한 중요성에 발맞춰 지경부는 기후변화 산업 육성과 신산업 발굴을 위한 산학연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또 업계 및 벤처 전문가를 초빙해 기후변화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 정책의 개선점과 유망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제러미 리프킨이 지적했듯 3차 산업혁명으로의 전환이 어느 한 부분의 변화를 넘어 미래의 정치ㆍ사회ㆍ경제 분야에 있어 우리의 삶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꾸는 혁명적인 것이라면 빨리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를 준비해야만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
놓치기 아까운 현재의 기회를 온전히 우리 것으로 만들기 위해 이제 정부ㆍ기업ㆍ민간 모두가 관심을 갖고 참여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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