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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고학력 테러리스트
입력2005-07-14 16:27:56
수정
2005.07.14 16:27:56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 7월14일자>
미국 9ㆍ11테러의 주도자인 모하메드 아타는 이집트 카이로의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으며 함부르크기술대학에서 도시계획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2002년 파키스탄에서 월스트리트저널 기자인 다니엘 펄을 납치ㆍ살해한 주범 아흐메드 오마르 사에드 셰이크는 영국의 공립학교를 졸업하고 런던경제대학에 다니기도 했다.
최근 들어 극단적 테러리스트를 모집하려는 세력들이 영국의 대학 캠퍼스에서 은밀하게 활동 중이라는 타임의 보도가 있었다. 이 보도는 사회적 박탈과 극단주의간 연계는 단순한 인과관계가 아니라고 지적한 영국정부의 한 문건에 근거한 것이다. 테러리스트들은 종종 광신적인 세계에 빠져들면서 단순한 범죄자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상당수의 테러리스트들은 대학에서 학위를 수여했거나 기술자격증 등을 갖춘 고학력자들이다. 아타나 셰이크의 경력에서 보듯 이 같은 사실은 전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놀라운 사실은 테러를 일으킨 이유를 대중들에게 편리하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테러리스트들의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 등이 자주 무시된다는 것이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테러를 일으키는 근본이유로 갈등ㆍ무지ㆍ가난ㆍ질병 등을 꼽았다. 이 같은 관점에 따르면 세상에서 테러를 없애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지구촌에서 가난을 제거하는 것이다. 지난주 런던에서 연쇄폭탄테러가 발생했을 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등 G8(선진7개국+러시아) 정상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했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아타가 비행기를 몰고 뉴욕 세계무역센터에 충돌한 것은 가난이나 질병ㆍ무지 때문이 아니다. 아타를 테러로 이끈 것은 바로 증오와 신념이다.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는 사람들은 테러범들의 신념이 어디에서 나오는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영국정부가 밝힌 것처럼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이데올로기다. 그리고 그에 대한 해답은 ‘민주주의’라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지하드(성전)’와 같은 사악한 이념에 맞서 싸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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