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제강이나 포스코 같은 철강업체들은 딱딱한 하드웨어를 다루기 때문에 오페라ㆍ음악회 등과 같은 부드러운 분야를 후원하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18회 몽블랑예술후원자상을 수상한 이운형(62ㆍ사진) 세아제강 회장은 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수상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이 회장은 "세계적인 불황으로 철강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문화예술단체를 후원하는 일은 예년 수준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라며 "세아제강 계열사만 20여곳이 넘는데 지방 학교에 대한 지원과 사회공헌활동 등에 회사 전체 이익의 1%를 후원한다는 방침을 정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구택 전 포스코 회장께서 내 후임으로 지난해부터 국립오페라단 이사장직을 맡고 계신데 포스코 회장이라는 직함보다 국립오페라단 이사장 명함이 더 좋을 것이라고 설득해서 모셨다"며 "지금은 국립오페라단 후원회장을 맡고있는데 참으로 명예로운 직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페라에 조예가 깊은 이 회장에게 좋아하는 오페라를 묻자 "2004년도에 국립오페라단에서 공연했던 오페라 카르멘을 꼽고 싶다"며 "당시 라디오프랑스국립오케스트라가 파리에서 왔고 지휘를 정명훈씨가 맡아 좋은 공연을 선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몽블랑예술후원자상은 세계 10개국의 문화예술활동 후원가들을 선정, 시상하는 것으로 수상자에게는 한정생산하는 순금으로 만든 그해의 몽블랑 예술 후원자 펜(Patron of Art Edition)과 1만5,000유로(한화 2,560만여원)의 문화후원금을 부상으로 수여한다. 이 회장은 이번에 수상한 후원금을 예울음악무대와 국립오페라단에 각각 전달할 예정이다. 한국인이 이 상을 받은 것은 고(故) 박성용 전 금호그룹 회장(2004년),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2005년), 김영호 일신방직 회장(2007년), 이세웅 신일학원 이사장(2008년)에 이어 다섯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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