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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 21] '진주만' 14일 日 개봉앞두고 긴장

미비평가들로부터 일제히 악평을 받고 흥행도 기대치만 못한 영화'진주만'(Pearl Harbor)의 일본상륙을 앞두고 제작사인 디즈니는 미국판의 일부 장면과 대사를 수정한 일본판을 내놓았다.또 영화에서 전투기 조종사로 나오는 주인공 벤 애플렉에 대한 일본 틴에이저 소녀들의 뜨거운 인기에 착안, 일본판 포스터는 애플렉과 간호 장교인 케이트 베킨세일의 포옹장면을 크게 부각시키고 일본기의 기습으로 화염에 싸인 미 전함의 모습은 그 아래 작게 그려넣었다. '진주만'의 일본 첫 시사회는 지난달 28일 도쿄돔에서 3만명의 관객과 애플렉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일본은 세계서 두번째로 큰 할리우드 영화시장으로 디즈니는 1,000만달러의 광고비를 쏟아가며 '진주만'을 선전하고 있는데, 디즈니가 일본서 기대하는 수입은 1억달러. 그런데 문제는 일본기의 하와이 진주만에 정박한 미태평양 함대에 대한 기습공격을 그린 영화의 내용. 그래서 디즈니는 지금 '진주만'이 오는 14일 전일본서 개봉될 때 적으로 묘사한 일본관객들로부터 어떤 반응을 받을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디즈니의 마케팅부는 예고편과 광고를 통해 '진주만'이 전쟁액션 영화라기 보다 로맨스영화임을 강조하고 있다. 디즈니는 이밖에도 일본인들의 비위를 거슬릴 가능성이 있는 일부 장면은 재촬영에 재편집하고 대사도 수정했다. 수정은 소위 일본인들의 문화적 감수성을 감안해 만들어졌다. 미국판에서 진주만기습에 대한 보복으로 도쿄를 공습한 제임스 두리틀 중령(알렉 볼드윈 분)은 자기 비행기가 격추될 경우 "저 개새끼들을 가능한 많이 죽일 자리를 찾아 떨어지겠다"고 말한다. 이 대사는 일본어 자막에서는 "근사한 표적을 찾아 거기에 추락하겠다"로 바뀌었다. 또 간호장교 베킨세일이 영화 마지막에 "두리틀의 공습이전에는 미국인들은 패배밖에 몰랐지만 그 이후로는 오직 승리뿐이었다"고 설명하는 부분은 "그 이후로는 승리에 대한 희망이 있었다"로 변경됐다. 패전국 일본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기 위한 조치이다. 그리고 영화에서 미군들의 "쪽발이 등신새끼들"이나 "더러운 쪽발이 새끼들"같은 말은 모두 "쪽발이들"(Japs)로 통일했다. 당시 미군들은 모두 일본사람들을 "쪽발이새끼들"이라고 불렀기 때문에 그것마저 고칠 수는 없었다고 디즈니 관계자는 설명했다. 디즈니가 '진주만'의 일본상영과 관련해 걱정하고 있는 또 다른 상황은 많은 일본사람들에게 있어 진주만하면 몇 달전에 일어난 미 잠수함의 일본어선 에히메 마루호 침몰장소를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 극우파성향의 코이즈미 주니치로가 새수상이 되면서 일본의 실추된 국위를 회복시키겠다고 큰소리를 쳐대는 것도 디즈니로서는 별로 달가운 일이 아니다. '진주만'을 본 코시카와 카즈히코 수상 대변인은 "이 영화는 매우 허구적이요 일방적이다. 일본은 적이요 그른 나라이고 미국은 옳은 나라로 묘사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일보 LA미주본사편집위원ㆍLA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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