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한국 기업 중국 진출 교두보 '시안' 가보니] 삼성 협력사 속속 입주 '반도체 클러스트' 변신중

가파른 땅값·임금 상승은 부담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공장이 90%의 공정률을 보이며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31일 중국 산시성 시안 고신산업개발구의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공사 현장은 전기설비와 장비반입 등의 공사로 분주하다.

진시황릉이 소재한 3,000역사의 고도이자 중국 서부대개발의 거점인 산시성 시안에 한국 기업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삼성전자라는 대기업의 성공적인 투자로 도시 전체가 한국 중소기업들의 중국 내수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변모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진출 모델이 되고 있다.

31일 KOTRA 주최의 시안 한국상품전이 열린 취장전시컨베이션 센터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옌타이, 칭다오 등 동부연안에 있는 중소기업 등 76개 한국기업들이 참가해 715개에 달하는 중국 바이어들과 상담했다. 당일 수출 실적만 1억 달러를 넘어섰다.

김승덕 상하이위니아 이사는 "삼성전자가 시안에 진출하며 한국기업들에게 시안은 중부내륙 내수시장 진출의 테스트마켓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니아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 김치냉장고와 냉장고의 중간모델인 신선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2,500년 고도인 시안시 중심에서 남서쪽으로 25km 떨어진 고신산업개발구는 삼성전자 도시로 탈바꿈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착공에 들어가 30일 현재 9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공장은 전기설비와 내부 조립라인 설비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12인치 기준 월 8만장의 생산규모를 가진 시안반도체 공장은 삼성전자 전체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17%를 생산하게 될 예정이고 향후 2~3년 내 중국내 소비되는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58%를 시안에서 생산하게 된다.

협력업체들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한국의 100개 업체와 글로벌 소싱부품업체 60개가 시안반도체 공장 주변에 자리잡으며 내년 4월이면 중국 중부내륙에 거대한 반도체 클러스트가 완공된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시안CSK의 유상철 법인장은 "삼성전자와 협력업체의 진출로 시안은 미래 성장형 도시로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신산업개발구가 삼성전자 반도체 도시로 바뀌며 시안은 한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시안진출 1호 기업인 화천통신 등 지난해 20개에 불과하던 한국 기업은 삼성 협력사와 여타 중소기업들이 몰리며 올 연말까지는 200여개가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00여명에 불과하던 한국인은 내년에는 1만명이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년만에 10배나 불어나는 셈이다.



지난 6월 박근혜 대통령의 시안 방문은 시안을 내륙시장의 전초기지로 만들었다. 직항노선을 가지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좌석은 예약이 힘들 정도이고 내달에는 동방항공이 칭다오를 거치는 노선을 만들 계획이다. 조성우 대한항공 시안사무소장은 "최근 예약이 힘들 정도로 시안 노선이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 진출과 대통령의 시안 방문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급격한 개발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찮다. 삼성전자와 한국기업들이 진출하며 시안의 부동산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삼성전자 시안공장 착공 이후 시안 중심가의 아파트 가격은 30% 가량 올랐다. 한국인들이 밀집거주지역인 리디스지청의 경우 1㎡당 4,000~8,000위안 이던 아파트 매매가격이 2년새 8,000~1만2,000위안으로 뛰었다. 임대료도 급등세다. 6,000위안이던 140㎡의 크기 아파트의 월 임대료가 1만2,000위안을 넘어섰다. 집값 비싸기로 유명한 베이징의 왕징지역과 맞먹는 가격이다.

개발붐이 불며 투기바람도 거세다. 홍콩의 부호인 리카싱 회장의 청쿵그룹이 개발한 이취위엔은 중국 최대 석탄광산 지대인 산시성 북부 위린시의 부호들이 몰려들어 아파트 1개 동을 통째로 사기도 한다고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은 전한다.

가파른 임금인상도 중소기업들에게는 부담이다. 기본급 4,000위안(약 69만5,000원)에 4대 보험부담금액인 1,200위안(약20만8,000원)은 동부연안과 별 차이가 없다. 현지에 진출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삼성전자 진출로 시안이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지만 단순하게 저임금을 노린 진출은 위험부담이 크다"며 "임금상승률은 동부보다 서부가 더 높다"고 꼬집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