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는 파열음이 계속 나오자 협상 과정을 공개하자고 했지만 안 후보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반대했다. 양측은 특히 공론조사의 대상이 될 배심원 범위에 대한 이견이 커 이르면 이날 타결될 것으로 관측됐던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거듭, 두 후보 간 담판을 통해 합의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문 후보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안 후보 측이 전날 단일화 방식으로 여론조사와 공론조사 병행 방안을 제시해 수용했다고 전하며 "남은 것은 공론조사 배심원단 모집 방식과 여론조사 문항"이라고 밝혔다. 그는 배심원단 모집 방식을 놓고 "누가 봐도 안 후보 측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제는 밀실협상이 되지 않도록 논의 과정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알리자"고 제안했다.
안 후보 측은 이에 대해 "'여론조사+공론조사' 틀을 합의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공론조사라는 말도 쓰지 않기로 했고 '지지층 조사'가 맞다"고 반박했다. 안 후보 측의 지지층 조사 방안은 전문기관에 의뢰해 민주당 대의원과 안 후보 후원자로 1만4,000명씩 배심원을 무작위로 선발해 이 중 3,000명이 두 후보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할 때까지 조사, 합산하는 내용이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에 대해 "민주당 대의원의 지지성향은 편차가 크지만 안 후보 후원자는 곧 지지자여서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안인데 문 후보가 '통 큰 양보'를 하지 않았다고 (안 후보 측이) 언론플레이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 후보 측은 모집단을 정하지 말고 배심원을 지역별ㆍ성별ㆍ연령별 인구 비례에 맞춰 차별 없이 선정하자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이날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양측 간 논란에 대해 "조금 더 협상이 매끄럽게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촉구하면서도 말을 아끼고 "협상 과정 중에 있었던 부분들을 말씀드리는 게 꼭 적절하지는 않다"고 밝혀 협상 과정 공개에 반대했다.
단일화 협상의 진통이 커지면서 문 후보 측 우 단장은 "안 후보 측이 합의를 깨고 협상 내용의 일부를 왜곡해 언론에 알린 데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책도 만들어달라"고 촉구하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반면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점잖게 말씀드리는데 맏형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셨으면 좋겠다"고 꼬집으며 우 단장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그동안 맏형으로서 꾹 참고 양보하고 인내했다'는 표현을 문제 삼았다.
두 후보 간 TV토론이 21일 저녁으로 예정돼 이날 중 단일화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됐지만 쉽게 접점을 찾지 못하자 후보들이 전격 회동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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