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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승자의 음료로 시작한 승리의 역사

■ 절대음료 게토레이(대런 로벨 지음, 미래를 소유한 사람들 펴냄)



1965년 이변의 승리팀 '게이터스' 음료로 개발
상품화 성공 후 스포츠음료시장 절대강자로
농구황제 조던 광고로 대중적 이미지 각인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 탄생부터 성장까지
기자 특유의 치밀함으로 과정 파헤쳐


1965년 10월 2일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미식축구팀 '게이터스'는 홈 구장에서 전국 5위의 강팀인 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 미식축구팀 '타이거스'와 대결을 펼쳤다. 지난 시즌 슈거볼(매년 1월 초에 열리는 일종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타이거스에는 당시 핵심 선수 대부분이 남아 있었고, 새 시즌 들어 다른 팀들과 두 차례 벌인 경기에서도 상대를 압도했다.

게토레이를 만든 로버트 케이드는 선수들에게 "이 용액은 포도당과 각종 전해질의 혼합액입니다. 시합 중에 이걸 마시면 3, 4쿼터에도 기운이 날 겁니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은 게토레이를 마셨고, 결국 14:7로 타이거스를 물리쳤다. 게토레이가 사실상 처음으로 그 존재감을 세상에 드러낸 순간이었다. 게토레이와 함께 한 게이터스는 이후 미시시피 대학교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를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이후 상품화에 성공한 게토레이는 스포츠음료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한다. 100가지 이상의 스포츠음료가 게토레이와 경쟁하길 바라며 시장에 나타났지만, 게토레이는 80퍼센트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유지했다. 이렇게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음료지만, 게토레이가 어떻게 탄생했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스포츠음료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절대음료 게토레이'는 지난 2004년 미국 내 30세 미만의 비즈니스 전문기자 중 가장 뛰어난 인물 30인으로 선정된 저자가 게토레이라는 브랜드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기자 특유의 치밀함으로 파헤친 책이다.

게이터스 1학년 부코치였던 더글라스는 한 주에 25명이나 되는 선수들이 일사병과 탈수증으로 입원하자 이 문제를 의사 샤이어스에게 털어놓고 해결책을 요청했다. 샤이어스는 플로리다대 의대 부교수였던 로버트 케이드에게 이 사실을 전했고, 케이드는 곧바로 동료 의사와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할 음료 개발에 뛰어들었다. 게이터스를 통해 게토레이의 효능을 확인한 케이드는 자신이 만든 음료의 이름을 '게이터스가 마시는 레모네이드'라는 뜻에서 게토레이라고 명칭한다. 이후 게토레이는 당시 식품, 과일, 채소 가공 분야에서 전국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며 매년 총매출 2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던 스토클리 밴 캠프에 의해 본격적으로 시장에서 상품화된다.

어려움도 있었다. 1968년 인공감미료인 사이클라메이트를 계란에 주입하는 실험이 있었고, 실험 결과 병아리의 기형률이 높게 나타나자 정부는 '안정성이 인정된 물질(GRAS)'목록에서 사이클라메이트를 제외했다. 사이클라메이트는 게토레이의 주성분이었다. 다행히 스토클리 뱀 캠프의 경영진은 게토레이의 기존 흡수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성분을 개발, 대체하면서 사이클라메이트 대란에서 살아남았다.



위기를 잘 극복한 게토레이는 시장에서 점유율을 조금씩 높여가기 시작한다. 게토레이의 시장성을 알아본 퀘이커 오츠사는 1983년 2억2,000만 달러를 들여 스토클리 밴 캠프를 인수한다. 인수 당시 인수 금액이 과하다고 평가한 투자전문가도 많았다.

비록 게토레이가 스포츠음료 시장의 97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매출은 수년간 큰 성장을 하지 못한 채 거의 제자리였다. 투자은행인 도널드슨 러프킨 앤드 젠렛의 식품산업분석가인 윌리엄 리치는 "스토클리처럼 별 볼일 없는 회사에 그런 돈을 쓴다는 건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에 들어서 비즈니스 위크는 1980년대 최고의 인수합병 사례 가운데 하나로 퀘이커와 스토클리의 거래를 꼽았다.

퀘이커 오츠가 스포츠음료 시장에서 주류 브랜드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게 된 계기는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과 광고계약을 맺으면서다. 당시 코카콜라는 새로운 스포츠음료인 파워에이드를 시장에 내놓았고, 펩시 역시 새 음료를 시장에 선보였다. 그간 게토레이는 스포츠 '팀'을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으로 스포츠 스타와의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던 오츠사에게 조던과의 계약은 일종의 모험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광고 카피 문구였던 '마이클 조던처럼(Be like mike)'은 게토레이의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코카콜라가 출시한 파워에이드의 홍보에 조던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효과도 낳았다.

2000년 들어 업체 사람들은 퀘이커 오츠사를 인수하는 방법만이 미국 스포츠음료 시장을 손에 넣는 길이라고 결론 내렸다. 코카콜라의 더글러스 대프트 회장은 오츠사 인수에 160억 달러를 사용할 뜻을 비췄으나, 대주주인 워런 버핏의 반대로 계획을 접었다. 프리토레이를 인수해 식품 사업에 발을 담그고 있던 펩시는 스포츠음료 시장이 더 성장할 것이라 판단, 2000년 12월 4일 134억 달러에 퀘이커 오츠를 인수한다.

파워에이드의 점유율이 점점 높아지는 등 게토레이의 아성이 곧 무너질 것이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런 걱정은 기우라고 케이드는 말한다. "'싸움은 가장 많은 숫자로 제일 먼저 공격하는 군대가 이긴다'고 나폴레옹이 그랬죠. 게토레이의 상황이 딱 그런 모양새죠, 어떤 제품도 이 최초의 스포츠음료를 이기지는 못할 겁니다." 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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